▲ 한화 이글스의 5연승을 이끈 끝내기 안타를 친 중견수 임종찬 ⓒ 한화 이글스
▲ 한화 이글스의 5연승을 이끈 끝내기 안타를 친 중견수 임종찬 ⓒ 한화 이글스
▲ 생애 첫 끝내기 안타를 치고 기뻐하는 임종찬 ⓒ 한화 이글스
▲ 생애 첫 끝내기 안타를 치고 기뻐하는 임종찬 ⓒ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기분 좋고 짜릿했던 것 같다."

한화 이글스 중견수 임종찬(23)은 2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홈개막전에서 팀에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안겼다. 2-2로 맞선 9회말 2사 1, 2루 기회에서 kt 투수 이상동의 초구 포크볼을 노려 좌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끝내기 적시 2루타를 때렸다. 한화는 3-2 승리로 5연승을 달렸고, 임종찬은 생애 첫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되면서 동료들에게 물세례를 받았다. 

임종찬은 "야구하면서 (끝내기 안타는) 처음 치는 것 같다. 기분이 좋고 짜릿했던 것 같다. 초구에 상대 투수(이상동)가 포크볼을 던져서 그것을 정타로 맞히려 했는데 잘 들어간 것 같다. 상대 투수가 계속 주무기로 (포크볼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초구부터 자신 있게 돌리자고 한 게 좋은 결과고 이어진 것 같다. 치는 순간 잘 맞았다고 생각했고, 뛰면서 '아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 중이라 (물을 맞으면) 시원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차가웠다"고 소감을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경기 뒤 "임종찬이 개막 후 좋은 타격감을 이어 가고 있는데,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한다"며 엄지를 들었다. 

끝내기 안타의 서막은 어쩌면 6회초 수비 때 임종찬이 썼을지도 모른다. 에이스 류현진이 5회까지 무결점, 무실점 투구를 펼치다 6회 2사 1, 2루 위기에서 강백호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2-1로 쫓겼다. 류현진은 강백호와 앞서 2차례 맞대결에서는 모두 삼진을 잡으며 압도했는데, 하필 위기에 3번째 맞대결에서 직구 실투를 던지는 바람에 꼬였다. '천재 타자' 소리를 듣는 강백호가 실투를 놓칠 리 없었다. 

계속된 2사 1, 3루 위기. 다음 타자 황재균의 타구가 중견수 임종찬 쪽으로 높이 떴다. 안정적으로 뜬공 처리하긴 얕은 타구였는데, 빠르게 슬라이딩을 시도한다면 성공 확률이 없진 않은 타구였다. 앞으로 달려 들어오던 임종찬은 낙구 지점을 판단한 뒤 오히려 속도를 늦추는 선택을 했다. 3루주자 득점으로 동점까지는 허용하더라도 역전은 피하자는 플레이였다. 슬라이딩을 시도하다 타구를 놓쳤더라면 1루주자 강백호를 3루 내지 홈까지 허용할 수 있었다.  

2-2에서 2사 1, 2루 위기로 이어졌고, 류현진이 장성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흐름을 직접 끊었다. 이후 불펜 한승혁(1⅓이닝)과 주현상(1⅔이닝)이 차례로 등판해 9회까지 무실점으로 버텼고, 임종찬이 끝내기 안타로 팀 전체를 웃게 했다. 

임종찬은 6회 황재균 타구 처리 과정과 관련해 "그 앞에 동점 주자가 있었고, 그 상황에 그런 타구를 대비하고 있었는데 내가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타구보다 더 앞에 떨어졌다. 무리하게 슬라이딩해서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안정적인 선택을 했다"고 설명했다. 

▲ 올해 한화 이글스 주전 중견수로 낙점된 임종찬 ⓒ 한화 이글스
▲ 올해 한화 이글스 주전 중견수로 낙점된 임종찬 ⓒ 한화 이글스
▲ 임종찬은 상황에 따라 몸을 날리는 호수비도 펼친다. ⓒ 한화 이글스
▲ 임종찬은 상황에 따라 몸을 날리는 호수비도 펼친다. ⓒ 한화 이글스

경험이 부족한 어린 외야수들은 타구를 처리하고자 하는 욕심에 무조건 슬라이딩부터 하는 경향이 있다. 잘 낚아채면 영웅이 될지만, 타구를 빠뜨렸을 때는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게 바로 외야수의 슬라이딩 캐치다. 최 감독은 외야수 중에서도 특히 중견수의 이런 과감한 플레이는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임종찬은 주로 코너 외야수로 뛰다 올해 처음 주전 중견수를 맡는데도 짧은 순간 나름대로 냉철한 판단력을 보여줬다. 

임종찬은 중견수 적응과 관련해 "경기를 조금씩 나가고, 주변 코치님과 김강민 선배께서 많이 알려주셔서 적응하고 있다"고 말하며 주변의 도움에 감사를 표했다. 

스프링캠프 기간까지 임종찬은 1군 전력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였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전역해 올해 복귀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으니 2군에서 천천히 몸을 만들 시간을 줬다. 최 감독이 중견수로 고려했던 이진영이 스프링캠프 동안 타격 컨디션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아 고민이 깊던 차에 이대진 2군 감독이 시범경기 개막을 앞두고 임종찬을 강력 추천했다. 이 감독은 임종찬이 2군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으니 한 번 기용해 보라고 제안했다. 

기회를 얻은 임종찬은 펄펄 날았다. 시범경기 10경기에서 타율 0.476(21타수 10안타), 1홈런, 8타점 맹타를 휘두르면서 당당히 개막 엔트리에 승선했다. 백업 경쟁 후보에서 주전 중견수까지 꿰차며 기대 이상의 성과로 올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 시간은 임종찬의 손바닥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배트를 얼마나 돌렸는지 임종찬의 손바닥에 굳은살이 가득했다. 

임종찬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잘하는 것보다 열심히 하는 것뿐이다. 노력하는 것에 결과를 바라고 하기 보다는 이런 스윙 훈련이 쌓이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다 꾸준히 했는데 결과가 잘 따라줬다"고 말하며 머쓱해했다. 

이어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다. 너무 결과에 스트레스받지 않고 한 타석, 한 타석 최선을 다해 마음 편하게 하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 한화 이글스 끝내기 승리의 주역 임종찬(왼쪽에서 2번째)이 선수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 한화 이글스
▲ 한화 이글스 끝내기 승리의 주역 임종찬(왼쪽에서 2번째)이 선수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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