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는 폰세 다음이라니… “복면 쓰고 뛰더라” KIA 에이스는 어떻게 벼랑을 기어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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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KIA 토종 에이스인 양현종(37·KIA)은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듯 보였다. 예전에는 설사 시즌 초반 조금 부진하더라도 다시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뚜렷했다. 그러나 점점 떨어지는 구위에 그 기대감도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었다.
성실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지만 좀처럼 자신의 성적과 근접하지 못했다. 구속도 떨어진 듯 보였고, 기복도 더 심해졌다. 잘 던지고, 또 못 던지는 패턴이 반복됐다. 양현종은 시즌 첫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했고, 5월까지도 5점대 평균자책점(5.16)을 벗어나지 못했다. 6월까지 평균자책점 또한 5.06이었다. 이대로 가면 ‘규정이닝 5점대 평균자책점’이라는, 양현종 경력에서 한 번도 없었던 일이 벌어질 위기였다.
그러나 역시 이대로 물러설 선수가 아니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던지고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한 양현종은 후반기에 완전히 다른 성적으로 시즌 평균자책점을 깎아 내리고 있다. 후반기 성적만 놓고 보면 리그 최정상급 투수다. 시즌 전체 성적을 다 만회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자존심은 지키는 투구를 하고 있다.
양현종은 후반기 첫 경기였던 7월 24일 LG전에서 6이닝 무실점, 7월 30일 두산전에서5⅔이닝 1실점으로 잘 던지며 후반기 스타트를 잘 끊었다. 이어 8월 7일 롯데전에서 5이닝 3실점(비자책)을 기록한 뒤 14일 삼성과 경기에서도 5⅔이닝 3실점(2자책점)으로 연승을 거뒀다. 유독 대구에서 약했던 모습을 극복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이날 양현종은 5⅔이닝 동안 8개의 안타를 맞는 등 위기는 있었지만 노련하게 잘 막아내며 팀이 경기 중반 힘 싸움에서 승리하는 데 일조했다. 안타는 많이 맞았지만 4사구를 하나도 내주지 않은 것이 위기를 조기에 진화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2-2로 맞선 6회에는 위즈덤이 장쾌한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양현종의 승리투수 요건도 챙겨준 끝에 시즌 7승째를 거뒀다.
양현종은 후반기 4경기에서 23이닝을 던지며 2승 평균자책점 1.17을 기록 중이다. 후반기 20이닝 이상을 던진 선수 중 양현종보다 평균자책점이 더 좋은 투수는 리그 최고의 에이스 코디 폰세(한화·0.30) 뿐이다. 양현종 뒤로 손주영(LG·1.19), 고영표(KT·1.64), 제임스 네일(KIA·1.73)이 따르고 있다. 추이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시즌 평균자책점은 4.40까지 떨어졌다.
이범호 KIA 감독은 15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전반기 마지막 경기부터 후반기 첫 경기 사이의 기간에서 선수가 많은 노력을 했다고 칭찬했다. 양현종의 전반기 마지막 등판은 7월 9일 한화전, 후반기 첫 등판은 7월 24일 LG전이었다. 보름의 넉넉한 간격이 있었다. 이 기간 기초 공사를 철저히 했다. 이 감독은 “러닝을 많이 하는 것 같았다. 항상 보면 복면을 쓰고 계속 뛰어 다니더라”고 떠올렸다.
이어 이 감독은 “전반기에 조금 안 풀렸던 부분이 본인도 조금 신경이 쓰였던 것 같다. 전반기에 어려웠던 부분을 후반기에 꼭 만회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본인도 올해가 굉장히 중요한 시즌이기 때문에 변화를 줬다. (김)태군이가 패스트볼 위주에서 커브라든지, 슬라이더라든지, 체인지업이라든지 이런 것들의 분포도 변화를 줬다. 아무래도 타자들이 그런 부분에서 조금 헷갈리다보니 지금 좋은 성적이 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선수의 노력, 그리고 볼배합 변화가 적절하게 맞물려 호투가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예전만큼 많은 이닝을 던지지는 않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한결 힘이 남아 있는 상태다. 확실히 올해 교체 타이밍이 빨라졌고, 그 경기마다 아낀 공들이 지금의 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올해 양현종의 투구 이닝으로 “140~150이닝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컨디션 추이를 유심히 살펴보겠다고 했다.
한편 연승의 흐름을 타며 어느덧 3위 롯데, 4위 SSG를 위협하고 있는 KIA는 이날 상대 선발 좌완 잭 로그를 맞이해 박찬호(유격수)-김호령(중견수)-김선빈(2루수)-최형우(지명타자)-위즈덤(1루수)-나성범(우익수)-오선우(좌익수)-김태군(포수)-박민(3루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선발로는 우완 김도현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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