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에 비견됐던 그 재능, 돌고 돌아 다시 나타났다… 잃어버린 10년, 아직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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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2014년 키움(당시 넥센)은 두 명의 젊은 유망주 야수의 잠재력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1차 지명자인 임병욱(31), 그리고 2차 3라운드 지명자인 김하성(31)이 그 주인공들이었다. 전략적으로 키울 유망주로 지목하고 차근차근 계획을 짰다.
이중 입단 당시까지만 해도 더 큰 주목을 받았던 선수는 훗날 메이저리거로 크는 김하성보다 오히려 임병욱이었다. 서울권 1차 지명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이 이를 증명했다. 당시에도 보통 상위 라운드는 투수들의 비중이 컸는데 그것을 뚫고 당당하게 1차 지명을 받았다. 염경엽 당시 감독, 현 LG 감독은 “임병욱의 재능과 운동 능력이 김하성보다 못한 게 없었다”고 떠올린다. 그만큼 대형 선수로 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힘이면 힘, 발이면 발, 어깨면 어깨까지 야구 선수로 성공할 수 있는 모든 툴을 다 가진 선수라는 칭찬을 한몸에 모았다. 그러나 2014년 시범경기 당시 부상을 시작으로, 경력 내내 찾아온 부상이 재능을 갉아먹었다. 어느새 그 찬란했던 기대감이 잊힌 선수로 팬들의 뇌리에서 점차 사라져 갔다. 동기인 김하성이 대성공을 거둘 때, 임병욱은 재활군과 2군을 오가는 그저 그런 선수로 추락하고 있었다.
실제 2016년 104경기, 2018년 134경기, 2019년 117경기에 뛴 게 1군 한 시즌 100경기 출전 기록의 전부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는 3년 동안 134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지난해에는 세대교체 흐름까지 거세지면서 시즌 52경기에서 140타석 기회를 얻는 데 그쳤다. 억울해 할 수도 없는 게 기록한 시즌 타율은 0.233, 출루율은 0.259였다. 출루조차 힘겨운 선수였다.
그런데 이 잊힌 유망주가 반전의 서곡을 뽑아내고 있다. 임병욱은 28일까지 시즌 29경기에서 타율 0.296, 4홈런, 10타점, 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59를 기록하며 최근 키움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시즌 개막을 팀과 함께하지는 못했으나 4월 24일 1군에 올라온 이후 주어진 기회를 잘 잡으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최근 10경기 중에서도 8경기나 안타를 쳤고, 27일 KIA전에서는 2루타 하나 포함해 2안타, 그리고 28일 경기에서도 안타 하나를 치는 등 그래프를 끝까지 붙들고 있다. 무엇보다 그간 자신의 앞길을 항상 막곤 했던 부상에서 조금 자유로워진 게 가장 큰 수확이다. 올해는 비교적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고 있고, 현재 몸 상태도 가장 좋을 때의 탄력을 연상케 한다. 10년을 돌아왔지만, 어쨌든 그 세포들은 간직하고 있었던 셈이다.
2군에서부터 임병욱을 오랜 기간 지켜봤던 설종진 키움 감독은 “가지고 있는 능력치는 좋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전부터 좋은 선수라고 평가했었다”면서도 “좋은 페이스를 가지고 있다가 잔부상 때문에 기회를 잡았다, 놓쳤다 했었다. 올해는 그래도 잔부상이 없다”면서 결국 건강이 선수의 많은 것을 갈라놨음을 말했다.
이어 설 감독은 “선수가 몸 관리를 잘했고, 마무리캠프부터 시작해서 스프링캠프까지 웨이트도 많이 하고 코어 운동도 많이 했다. 큰 부상 없이 시즌을 준비했다”면서 “지금은 일단 마음이 편하고 좋은 타구들이 많이 나왔다. 타격에 대해서 수정할 필요는 없고 지금처럼 그냥 강하게 치라는 주문을 많이 했다. 장타도 좀 많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설 감독은 “솔직히 보이지 않게 노력을 많이 했다”고 인정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꾸준하게 준비한 것이 지금 결과로 나오고 있다고 했다. 최정상급 툴가이 유망주에서 1군보다는 2군에 더 어울리는 선수가 된 것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야구를 놓지 않고 달려든 결과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흔히 툴이 좋은 선수는 늦게 터져도 오래 간다는 말을 한다. 운동 능력이 또래보다 뒤지지 않기 때문에 더 오래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도 있다. 리빌딩을 하고 있는 키움은 아직 야수들의 경험 편차가 큰 편이다. 베테랑도 있는 반면, 아주 어린 선수들도 있다. 이를 중간에서 조율하고 이끌어 갈 선수가 필요하다. 임병욱은 딱 그 위치에 있는 선수다. 키움이 기대했던 그 재능을 확인하기에 결코 늦지 않은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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