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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원 칼럼] 체육관 스파링에서 죽자 살자 싸우는 관원들에게

작성일: 2016.11.23 17:30 조성원 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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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련하다가 눈두덩이가 찢어진 조성원. 선수들이 스파링을 하다가 다치는 경우는 흔하다. 하지만 어디까지 실전에 준하는 스파링을 하는 프로들이니까 그렇다. 일반일 수련인이 스파링을 세게 할 필요는 없다.
빨리 강해지고 싶다. 체육관에서 강자가 되고 싶다. 강해진 자신을 느끼고 싶다. 격투기를 잘 알고 싶다.

체육관에서 운동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봤고, 어쩌면 지금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하는 운동은 사람과 사람이 부딪히는 걸 기본으로 한다. 결과가 분명하게 나타나는 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스파링, 대련, 매드 복싱 등에서 상대보다 더 맞거나 탭을 쳐 기권하면 '내가 졌다'고 느낀다. 씁쓸하거나 허망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좌절하거나 분노하기도 한다.

그런데 절대 이 결과에 연연하면 안 된다.

관원들이 스파링 하다가 격렬해지는 경우를 자주 본다. 한 관원이 스파링 강도를 높인다. 상대를 세게 때린다. 거기서 상대 관원은 더 강하게 반격하려고 한다. 스파링이 싸움처럼 바뀐다. 보기도 좋지 않고, 부상 위험이 높아지고, 감정이 상할 수 있다.

상대에게 관절기가 들어왔을 때 탭을 치는 것을 지는 것이라고 여겨 탭을 안 치는 관원도 여럿 있다. 혹은 탭을 치고 분노해 다음 스파링에서 있는 힘껏 스파링을 하는 관원들도 많다. 이기기 위해 스파링에선 하지 말아야 할 금지 기술들을 자신도 모르게 쓰기도 한다. 결과만 생각해 일어나는 불상사들이다.

체육관이라는 곳은 함께 강해지기 위해 모두가 힘쓰는 곳이다. 서로의 땀이 뒤범벅되는 공간이다. 흘린 피와 땀이 서로의 입안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체육관은 그런 끈끈한 무언가가 있는 장소다.

전쟁터와 비슷하다면 비슷할 수도 있겠다. 체육관을 이 지구 어디에도 존재하기 힘든 매우 성스러운 장소라고 생각한다. 피와 땀을 같이 흘리며 서로가 같은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곳이 흔할까? 죽을 것 같이 힘이 들지만 결국 마지막까지 버텨 내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것 역시 전쟁터와 비슷하다.

▲ 잠시 흥분해 스파링 강도가 높아질 때, 관원들은 쉽게 다친다. 부산 동대신동 팀 매드 본관.
▲ 팀 매드 경성대 체육관
▲ 대전 팀 매드 체육관
▲ 팀 매드 해운대 체육관
또 흔히 관원들을 가족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굳이 "성스러운 장소에서 가족과 같은 동료를 꼭 이겨야 하는가?" 나는 이렇게 사람들에게 되묻고 싶다.

강해지려는 과정에서 넘어질 수도 있다. 쓰러질 수도 있다. 또 패배의 눈물을 흘릴 수 있다. 하지만 꼭 가족을 넘어서 강해질 필요는 없다. 가족은 이기고 지는 것을 목표로 싸우는 적이 아니다.

우리가 넘어지지 않고, 쓰러지지 않고, 이기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대는 전쟁터에서 적군 바로 경기장의 상대다. 스파링 파트너에게 계속 맞아 주고, 탭을 치는 연습을 하라는 말이 아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말라는 것이다.

연습의 결과에 만족하지 말아야 한다. 서로가 강해지려는 불꽃들이 피어나고, 함께 땀을 흘리고,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그 과정을 지켜보며 즐기고 느끼기 위해 노력한다면 당신은 모두가 꺼리는 폭군이 아닌, 가족들에게 존경 받고 점점 발전하는 전쟁터의 승자이자 영웅이 돼 있을 것이다.

스파링을 할 때 상대를 강하게 때린다고 해서 또는 탭을 받는다고 해서 경기에서 무조건 이길 수 없다. 경기에선 누구나 긴장과 흥분을 잔뜩 한 상태에서 이기기 위해 있는 힘, 없는 힘을 끌어내려고 집중한다. 스파링에서 한번 이겨 본 요행으로 그러한 상대방을 이길 수 없다.

스파링 도중 상대를 한 번 때린 것, 탭을 한 번 받아본 것에 만족을 해선 안 된다. 내가 어떻게 했는지의 과정을 생각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스파링 상대와 의논하고 다음에 더 다듬어 반복 훈련한다면 스파링과 경기에서 그 기술이 다르지 않게 나올 것이다.

스파링과 경기에서 다르지 않게 기술이 나온다면 스파링만으로도 엄청나게 강해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 순간을 즐기기 보다 전체적인 기술 공방의 과정을 즐기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운동에 대해 흥미가 높아질 것이고, 흥미가 높아진다면 더 많은 다양한 기술을 알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다. 그 많은 것을 머리와 몸으로 이해하는 순간 남들에게 존경 받는 강자가 되고, '격잘알(격투기를 잘 아는 사람)'이 돼 있을 것이다.

필자 소개- TFC 페더급 파이터 조성원. 부산 팀 매드 소속으로 선수 출신 기자를 꿈꾼다. 등장 퍼포먼스도 연습하는 흥미로운 캐릭터다. "선수들의 삶을 가까이서 전하고 싶습니다."

<기획자 주> 스포티비뉴스는 매주 수요일을 '격투기 칼럼 데이'로 정하고 다양한 지식을 지닌 격투기 전문가들의 칼럼을 올립니다. 격투기 커뮤니티 'MMA 아레나(www.mmaarena.co.kr)'도 론칭합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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