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정근우도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KBO 역대 대기록 눈앞, 지옥에서 돌아온 수비 요정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URL복사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SG는 지난해 11월 열린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서 젊은 선수들의 훈련량을 크게 늘렸다. 정규시즌 3위로 시즌을 마치기는 했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위기의식 때문이었다.
각 선수별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짰다. 타격이 더 필요한 선수는 밥만 먹고 방망이만 돌렸고, 수비가 더 필요한 선수들은 아침부터 오후까지 펑고를 받았다. 팀의 주전 2루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정작 수비에서 오히려 하락세 그래프를 그린 정준재(23·SSG)는 수비 특화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캠프에서 가장 체력적으로 힘든 게 수비 훈련이다. 주위에서 안쓰러워 할 정도로 힘들게 훈련을 했다.
정준재는 장타에 특화가 된 선수가 아니다. 콘택트, 출루율, 수비, 주루 이 네 가지에 장점이 있는 선수고 또 장점을 유지했어야 했다. 그런데 데뷔 시즌인 2024년에 비해 2025년에 오히려 수비가 더 약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시즌 중에도 수비 코치들이 붙잡고 훈련을 시킬 정도였지만, 2루수 수비율은 2024년 0.987에서 2025년 0.983으로 떨어졌다. 결정적인 실책도 더 도드라졌다.
정준재도 이를 알고 있었기에 군말 없이 훈련에 임했다. 거창한 훈련이 아니었다. 모든 게 기본기에 맞춰져 있었다. 정준재는 “코치님과 했던 기본기 훈련이 있었다. 기본기 훈련을 하면서 하체의 안정성이 생기고, 글러브도 기본적으로 내려갔다”고 떠올렸다. 더 안정적이고 기민하게 움직이기 위한 포구 동작은 그렇게 가고시마에서부터 완성되고 있었다.
기본기가 생기니 선수도 응용이 가능했다. 수비 불안에서 완전히 탈출했음을 알린 정준재는 전반기 막판쯤 대비 자세를 조금 수정했다. 정준재는 “작년에는 완전히 앉아 있었다. 초반에도 그렇게 앉아 있었는데 그렇게 너무 앉아 있으면 좌우 타구에 반응하기가 힘들더라”면서 “전반기 막판쯤부터 약간 무빙을 하면서 스텝하는 것으로 했다. 오히려 따라가는 것도 쉬워지고 바운드도 잘 읽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수비력은 거의 완벽이다. 정면 타구에 대한 포구는 좀처럼 실수가 없다. 좌우로 나가는 타구들도 빠른 발과 완벽한 슬라이딩 타이밍으로 걷어낸다. 1·2루간으로 빠지는 타구를 잡아내 1루가 아닌 2루로 송구하는 동작은 감탄의 연속이다. 빠르고 정확하다. 타 팀 팬들의 한숨을 자아내는 수비의 악마로 극찬을 받는다. 이미 수비이닝이 900이닝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비는 지친 기색이 하나도 안 보인다. 오히려 즐기는 느낌마저 있다.
수비 수치는 KBO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이다. 정준재는 25일까지 올해 2루수에서 918이닝을 소화했다. 리그 2루수 중에서 유일하게 900이닝 이상 수비를 소화한 선수니 표본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918이닝에서 기록한 실책은 딱 3개 뿐이다. 수비율은 99.5%에 이른다. 구단 프랜차이즈 역사상 가장 뛰어난 수비력을 갖춘 2루수로 뽑히는 정근우나 김성현도 찍어보지 못한 기록이다.
KBO리그 역사상 2루수로 단일 시즌 900이닝 이상을 소화하면서 수비율이 99.5% 이상인 선수는 딱 하나, 올해 정준재 뿐이다. 99%를 넘긴 2루수도 2015년 박경수(99.1%), 2017년 김성현(99%), 두 명에 불과하다. 이 수치로 시즌을 마치면 역대 기록을 쓴다. 그렇다고 정준재의 수비 범위가 좁거나, 잡을 수 있는 타구만 도전하는 유형은 전혀 아니다. 현장에서도 모두가 인정하는 수비다. 가고시마의 지옥에 굴렀던 이 선수가 수비 요정이 되어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경계의 끈을 놓지 않는다. 김성현 수비코치는 전반기 막판 “연습 때 나오는 실수가 아직 실전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불안 요소는 분명히 있는데 아직 실전에서 그것이 터지지 않았다는 경계였다. 정준재도 이를 잘 안다. 정준재는 “연습 때 송구를 과감하게 하려는 게 있어서 공을 이상하게 던질 때가 있었다. 송구 미스를 하는 것도 있었고 놓치는 점도 있었다”면서 “경기 때는 연습 때 하던 그런 타구가 많이 안 나오기는 했지만, 연습 때 했던 과정이 있었기에 그것이 잘 어우러져 좋은 점이 나오는 것 같다”고 자신을 다잡았다.
수비 요정은 혼자 된 게 아니었다. 정준재도 가장 먼저 주위에 공을 돌린다. 정준재는 “고마운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감독님부터 시작해서 코치님 전부, 트레이닝코치님들도 그렇다”면서 “특히 감독님이 계속 경기에 내보내 주셨다. ‘약간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이더라도 저는 괜찮으니까 믿고 내보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계속 내보내주시더라. 그게 쌓이고 쌓여 지금과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고개를 숙였다. 타격은 슬럼프가 있지만, 한 번 다진 수비는 경력에서 두고두고 찾을 먹거리가 된다. 관심과 땀이 만나 리그 역사에 남을 대업이 만들어지고 있다.
관련 추천 기사
KBO 관련 기사
-
'등판 불가' 고우석, 근데 활짝 웃었다…누가 '엘린이' 아니랄까 봐 "잠실 마지막은 LG, 뜻깊다"
2026-10-16
-
사직에 이대호가 다시 등장할 수 있을까… 그 시점은 언제일까, 격동의 오프시즌 궁금증
2026-10-16
-
미국까지 오스틴 MLB 복귀 가능성 분석… “MLB 먹튀→KBO 괴물타자, 감탄할 가치 충분”
2026-10-15
-
"걱정해주시는 팬들 많으신데" 무릎 부상 오지환 휴일까지 반납했다, 마지막 잠실 그라운드 밟으려고
2026-10-15
-
스기모토 "10일 동안 의식 잃어, 기적적으로 회복" 이런 아픔이…韓 홀드왕, 이래서 더 값지다
2026-10-15
-
'KIA 벌써 초긴장?' 박해민 글러브 피할 방법은 오직 홈런뿐…가을야구에서도 미친 '슈퍼 캐치'
2026-10-15
추천 콘텐츠
-
"미소가 너무 사랑스럽다" 日 배드민턴 여신, 결별 3개월 만에 금메달…9살 연하 세계주니어 챔피언과 새출발 '팬들 열광'
2026-10-16
-
맨시티 여자팀 청천벽력, 잘못한 건 남자팀인데…1조6000억 재정 스캔들→선수 영입·재계약까지 '빨간불'
2026-10-16
-
"맨유 스타 남편이 더는 못 견뎠다"…결혼 1년 만에 이혼한 미모의 모델 "지옥 같았다" 충격 고백→'연금술 심취' 파경설에 속내 공개
2026-10-16
-
"아무것도 안 입은 기분" 英 육상 여신, 지적에 결국 참지 않았다…"오늘 내가 뭘 했는지 알기나 해?" 일상 공격에 작심 발언
2026-10-16
-
'日 축구 초비상' 모리야스 감독 거취까지 흔들린다…"2028년으로 연기할 수도" AFC 회장 폭탄 발언→아시안컵 1년 연기설에 JFA 구상도 흔들
2026-10-16
-
'韓 축구 복 터진다' 김민재 사이에 두고 잉글랜드 다툼…"아스널 영입 명단에 KIM 있다" 토트넘까지 영입설
2026-10-16
많이 본 기사
-
미국까지 오스틴 MLB 복귀 가능성 분석… “MLB 먹튀→KBO 괴물타자, 감탄할 가치 충분”
2026-10-15
-
쓰지도 못하고 3억 4000만원 날렸다…1차 칼바람 피했지만, 여전히 방출위기에 놓인 롯데 40억 사이드암
2026-10-15
-
[오피셜] 김하성-이정후 예상대로 탈락… 대신 한국계 선수가 대업 쓴다? ‘수상 유력’
2026-10-15
-
[공식발표] "김민재, 이강인, 황인범이 손흥민 왕따시킨다?" 선 넘은 가짜뉴스에 대한축구협회 유감 표명 "자제를 부탁"
2026-10-14
-
FIFA, 손흥민이 한국 국가대표 팀에서 뛸 마지막 ‘아시안컵 개최 여부’ 지켜본다…“2034 사우디 월드컵 때문”
2026-10-15

아시안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