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9개 구단에 대형 악재인가… 폰세 이후 최고 외인, “한국에 남고 싶다”고 역제안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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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IA는 8월 들어 치른 15경기에서 팀 타율 0.292, 팀 OPS(출루율+장타율) 0.840을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타격감을 뽐내고 있었다. 그런데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는 그 막강 타선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상대 선발인 페드로 아빌라(29·SSG)의 투구에 막혔기 때문이다. 아빌라는 이날 7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KIA 타선을 꽁꽁 묶으며 갈 길 바쁜 KIA의 발목을 잡아챘다. 4개의 안타 중 절반이 내야 안타였고, 장타력이 좋은 KIA 타자들이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비록 팀 불펜이 역전을 허용해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아빌라는 올 시즌 49이닝 동안 무피홈런 기록을 이어 가며 위용을 과시했다.
경기 전 “리그에서 가장 좋은 투수 중 하나”라고 경계했던 이범호 KIA 감독도 30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감독은 “아빌라가 너무 잘 던져서 쉽지 않겠다 생각을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KIA는 올해 아빌라를 상대로 두 번 맞대결을 해 13이닝 동안 1점도 얻어내지 못한 채 14개의 삼진을 당했다. 어쨌든 이겼으니 다행인 날이었고, 선발 아담 올러가 아빌라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만들어준 게 결정적이었다.
앤서니 베니지아노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후반기부터 팀에 가세한 아빌라는 KBO리그와 궁합이 좋다. 시즌 8경기에서 49이닝을 던지며 4승1패 평균자책점 1.65의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점점 더 기어를 올리고 있기도 하다. 올해 외국인 선발 투수들의 부진으로 골치가 아팠던 SSG로서는 구세주가 등장한 셈이다.
사실 이 정도 성적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다. SSG는 지난해부터 아빌라를 지켜봤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던 시절부터 아빌라를 관찰했고, 영입 의사도 있었지만 아빌라가 미국 복귀를 선택하면서 무위에 그쳤다. 올해 트리플A 성적이 그다지 좋지도 않았다. 시즌 15경기(선발 13경기)에서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7.50으로 인상적인 성적이 아니었다.
그러나 SSG는 오랜 기간 아빌라를 관찰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KBO리그의 ABS존과 잘 맞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여기에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졌으나 구속이나 구위가 점차 올라오고 있는 상황도 체크를 했다. 그렇게 아빌라와 총액 40만 달러에 계약하는 도전 아닌 도전을 했다. 결과는 최상이다.
시속 150㎞대 중반에 이르는 포심패스트볼과 투심패스트볼은 물론 날카롭게 꺾이는 150㎞대 초반의 커터, 그리고 커브와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투심과 커터가 ABS존에 걸리면서 선수의 투구도 신이 난 상태다. 특별히 걱정할 만한 기록상 스플릿도 보이지 않고, 스태미너까지 과시하면서 완성형 선발 투수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8경기를 치른 가운데 평균자책점 1.65를 기록한 가장 근래 투수는 지난해 리그를 폭격한 코디 폰세(32·토론토) 외에는 잘 떠오르는 선수가 없다.
당연히 재계약 대상자다. 물론 구체적인 재계약 협상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서로가 서로를 원하는 상황은 확인됐다. SSG도 재계약에 대한 언질을 주고 있고, 아빌라 또한 “한국에 남고 싶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밝혔다.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고, KBO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하면 다시 좋은 조건 속에 미국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도 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근래 아빌라를 관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 시즌 풀타임 성과가 아니다. 이 때문에 구단에서는 SSG의 제안을 아득히 넘어서는 파격적인 제안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단 아빌라와 재계약을 마치면 SSG도 외국인 구성이 수월해진다. 아빌라를 확보한 뒤, 아빌라보다 더 좋은 외국인 선수를 찾는 것을 목표로 구단의 힘을 단일화할 수 있다.
이숭용 SSG 감독도 아빌라와 재계약을 원했다. 이 감독은 “폰세와는 조금 다른 결이다. 던지는 것을 보면 볼수록 참 영리한 것 같다. 갖출 것은 다 갖췄고, 진짜 좋은 선발감을 프런트가 잘해서 되는 것 같다”면서 “본인도 한국을 좋아한다. 남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다. 자기도 조금 빨리 안정이 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프런트도 이미 다 알고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약에 대한 합의가 일찍 이뤄지거나 원론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면 SSG는 아빌라를 아끼며 내년을 대비할 수 있다. 어차피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주 1회 정도만 등판하며 어깨를 아끼는 것이다. 이 감독도 그렇게 되면 “무리시키지 않아도 될 상황들을 만들어줘야 한다. 주 2회 들어가는 것은 아예 없게 하며 관리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KBO리그 9개 구단으로서는 성가신 경쟁자가 내년에도 자신들을 겨냥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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