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도, 김도영도, 이의리도 다 감쌌다… 야생마가 길들여지면, KIA는 더 무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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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IA는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 연장 10회 박정우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2-1로 이기고 연승 행진을 이어 갔다. 모든 선수들이 짜릿한 승리에 기뻐했고, 경기 후 더그아웃 분위기는 최상이었다.
그런데 그 더그아웃에 유독 몸 둘 바를 모르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연장 10회 끝내기의 시발점이 되는 2루타를 친 박재현(20·KIA)이었다. 충분히 팀 승리에 공헌했음에도 불구하고 박재현이 고개를 숙인 이유가 있었다. 바로 8회 주루사 때문이었다. 박재현은 경기 후 “해서는 안 될 플레이를 했다”고 유독 자책했다. 팀 승리에도 전혀 웃음기가 없었다.
박재현은 0-1로 뒤즌 8회 무사 1루에서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져 나가는 2루타를 쳤다. 맞는 순간 안타임을 확신한 1루 주자 김호령이 맹렬하게 스피드를 붙이며 홈까지 들어왔다. 그런데 그 다음 플레이가 아쉬웠다. 송구가 홈을 향하는 사이 박재현이 3루를 노려봤지만 SSG가 이를 저격하며 아웃을 시켰기 때문이다.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으나 판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1-1로 맞선 무사 2루 상황에서 최근 타격감이 좋은 이호연과 김도영으로 이어지는 타순이었다. 박재현의 주력을 생각하면 단타 하나로도 역전 점수를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순간의 판단 미스가 팀 추격 흐름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박재현은 “무모했다”고 반성했다.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와 무모한 주루 플레이는 때로 한 끗 차이지만, 당시 상황을 무리해서 3루에 욕심을 낼 상황이 아니었다.
박재현은 올해 몇 차례 그런 실수를 한 적이 있다. 지난 8월 18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과욕이 만든 주루사가 있었다. 7회 선두 타자로 나가 몬스터월을 맞히는 2루타를 친 박재현은 이어진 김선빈의 유격수 땅볼 때 3루로 스타트를 끊었다가 횡사했다. 당시에도 1사 2루에서 그 다음 타자들의 안타를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역시 무리할 이유가 없었다. 박재현은 그 당시에도 자신의 플레이를 반성한다고 했다.
그러나 KIA는 박재현을 탓하지도, 몰아세우지도 않는다. 이범호 KIA 감독은 그런 상황에서 선수에게 좋지 않은 이야기를 하면 선수가 굳어 버린다며 감쌌다. 앞으로 그런 상황이 또 오면 정작 뛰어야 할 때도 순간적으로 머뭇거린다는 것이다. 살면 본전이고, 죽으면 또 비판이 쏟아질 상황에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기는 어렵다. 이 감독은 박재현이 경험을 통해 상황에 맞는 주루 플레이를 하길 바랐다.
이 감독은 29일 상황에 대해서도 경험에서 배우길 바라되, 비판은 하지 않았다. 이 감독은 30일 “노아웃이니까 안 가는 게 확률적으로는 맞는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그렇게 판단을 해서 뛴 것은 어떻게든 한 베이스를 더 가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이라면서 “그래도 그런 선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024년에는 김도영이 그렇게 뛰면서 뭔가 분위기를 만들어줬다고 하면, 올해 같은 경우는 박재현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고 옹호했다.
선배들도 박재현을 감싼다. 한화전 주루사 당시 김도영도 “계속 미안하다고 하더라. 자기 딴에는 나한테 도움이 되려고 했던 것 같다. 계속 미안하다고 하더라. 자기 딴에는 나한테 도움이 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배우는 게 있다”고 격려했다.
29일 경기 후에도 이의리는 구단 유튜브와 인터뷰 자리에서 “재현이가 과하게 했지만, 그 과함이 저희에게 안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극적인 것보다는 과한 게 낫다고 생각한다”면서 “대성할지 모르는 선수이기도 하다. 그런 에너지조차 좋게 느끼고 있다”고 힘을 불어 넣었다.
KIA는 그간 장타력에 비해 기동력이 부족했던 팀이다. 뭔가 활발하게 움직여서 득점을 내는 루트 자체가 적었다. 올해는 김도영까지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뛰지 못하면서 더 답답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그 우려를 지운 선수가 바로 박재현이다.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는 박재현의 플레이에 더그아웃 분위기도 덩달아 오른다. 실수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 에너지의 순기능을 충분히 느꼈기에 주루사도 용서가 된다. 모두가 기가 죽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이 감독도 “젊은 선수들이 좀 빠르게 움직이는 팀 컬러가 되다 보면 우리가 득점을 할 수 있는 루트가 굉장히 많아진다”면서 “한 번씩 예상 못한 플레이를 재현이가 하기는 하지만 그 덕분에 우리 팀 분위기가 많이 올라가는 것 같다. 더 과감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야생마가 상황에 맞는 플레이라는 경험치를 획득했을 때 낼 시너지 효과는 엄청난 가치가 있다. KIA가 그 가치를 기다리고, 또 함께 만들어가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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