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이 제가 왼쪽 뛰는 게 불만인 것 같은데” 월드컵 악몽 지운다, 국가대표 풀백 설영우, 아우크스부르크 데뷔전서 도움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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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처음으로 건넨 패스가 곧바로 도움으로 연결됐다. 설영우(27)가 그라운드를 밟은 지 약 1분 20초 만에 공격포인트를 작성하며 꿈에 그리던 빅리그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31일(한국시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WWK 아레나에서 열린 샬케04와 2026-27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라운드 홈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지난 27일 츠르베나 즈베즈다를 떠나 아우크스부르크 유니폼을 입은 설영우는 이적 나흘 만에 출전 명단에 포함됐다. 선발은 아니었다. 기존 자원인 마리우스 볼프가 오른쪽 측면을 맡았고 설영우는 벤치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하지만 출전 가능성은 충분했다. 마누엘 바움 감독은 경기 전 설영우에 대해 "이전 소속팀에서 프리시즌뿐만 아니라 시즌 초반 일정까지 소화했다. 완전히 좋은 컨디션에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경기 감각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설영우가 기다렸던 순간은 아우크스부르크가 2-0으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찾아왔다. 90분 10초께 볼프 대신 투입돼 오른쪽 윙백으로 자리했다.
남은 시간은 불과 몇 분이었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 시간에 투입된 수비수라면 리드를 지키는 데 집중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설영우는 달랐다. 그라운드를 밟자마자 적극적으로 전진하며 상대 진영 깊숙한 곳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사실상 첫 번째 볼 터치에서 결과를 만들었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로드리구 히베이루가 설영우에게 공을 건넸다. 설영우는 몸을 돌리자마자 지체하지 않고 왼발로 전진 패스를 찔러줬다. 다시 공을 잡은 히베이루는 좁은 각도에서도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렸고 그대로 샬케 골망을 갈랐다.
설영우가 아우크스부르크 소속으로 기록한 첫 패스가 분데스리가 첫 도움으로 이어졌다. 시간으로 따지면 더욱 놀랍다. 설영우가 투입된 시점은 90분 10초께였고 히베이루의 골은 약 91분 30초에 나왔다. 분데스리가 데뷔 후 불과 1분 20여 초 만에 공격포인트를 만들어낸 셈이다.
새로운 홈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아우크스부르크도 이날 완벽한 경기로 설영우의 데뷔전을 장식했다. 전반 18분 안톤 카데가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크로스를 올렸고, 미카엘 그레고리치가 골문 앞에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1-0으로 전반을 마친 아우크스부르크는 후반 들어 수적 우위까지 잡았다. 후반 17분 샬케 미드필더 론 샬렌베르크가 역습을 저지하려다 거친 백태클을 시도했고 주심은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냈다.
한 명이 많은 아우크스부르크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34분 첫 골을 도왔던 카데가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직접 추가골을 터뜨렸다.
승부가 2-0으로 기울자 바움 감독은 설영우에게 기회를 줬다. 그리고 설영우가 히베이루의 쐐기골을 도우면서 3-0 완승이 완성됐다.
설영우 개인에게도 더할 나위 없는 출발이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지난 27일 설영우와 2030년 6월까지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수비수에게는 다소 이례적으로 에이스를 상징하는 등번호 7번까지 맡기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우크스부르크의 투자 규모 역시 상당하다. 즈베즈다가 받게 될 이적료는 옵션을 포함해 최대 550만 유로(약 88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설영우가 즉시 전력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과 좌우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설영우는 구자철과 지동원, 홍정호에 이어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뛰게 된 네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은 구단에서 새로운 분데스리가 도전을 시작했다.
유럽 진출 이후 정확히 두 시즌 만에 이뤄낸 빅리그 입성이다. 1998년생 설영우는 2024년 여름 울산 HD를 떠나 즈베즈다로 이적하며 처음 유럽 무대를 밟았다. 이후 세르비아 최고 명문에서 두 시즌 동안 공식전 101경기에 출전해 8골을 기록했고 리그 우승에도 힘을 보탰다.
특히 지난 2025-26시즌에는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31경기에서 2골 5도움을 기록하며 공격력까지 증명했다. 즈베즈다에서 꾸준하게 쌓은 경쟁력은 결국 분데스리가 입성으로 이어졌다.
설영우도 독일행을 확정한 뒤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보내게 될 시간이 정말 기대된다. 분데스리가는 환상적이면서 굉장히 치열한 리그"라며 "여기서 내 실력을 증명하고 계속 발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WWK 아레나에서 팀에 도움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함께 노력해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첫 경기부터 자신의 말을 행동으로 옮겼다. 홈팬들 앞에서 주어진 시간은 추가시간을 포함해 몇 분에 불과했지만, 설영우는 수비에만 머물지 않았다. 높은 위치까지 올라간 뒤 빠른 판단과 정확한 왼발 패스로 도움을 만들어냈다.
사실 설영우는 지난 6월에 있었던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이에 많은 비판이 쏟아지자, 설영우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조별리그 최종전이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왼쪽 윙백과 오른쪽 윙백을 번갈아 뛰는 것에 대한 질문에 “많은 분이 지금 제가 왼쪽 뛰는 것에 대해서 불만이 많으신 것 같은데, 매번 말씀 드렸지만 전에 왼쪽으로 잘했을 때는 잘했다고 말씀해 주셨다”라고 답했다.
이처럼 설영우의 월드컵은 악몽으로 남았다. 하지만 빅리그 진출과 동시에 공격 포인트 적립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활약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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