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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유받는 게 좋아" 홈런 치고 32.36초 '느긋 산책'…김하성에게 이런 동료가, 홈런치고 원정팬 제대로 긁었다

작성일: 2026.09.07 11:18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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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효하는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 포효하는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필라델피아 팬들이 날 야유해서 좋다. 그게 동기부여가 된다."

김하성과 함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소속된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는 7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 경기에서 8회 동점 3점 홈런을 터뜨리며 애틀랜타의 5-4 역전승을 이끌었다.

아쿠냐는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것을 타석에서 한동안 바라본 뒤 천천히 베이스를 돌았다. 3루 앞에서는 평소처럼 '유로 스텝'을 했다. 필라델피아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는데 아쿠냐는 홈으로 향하면서 두 손을 귀에 갖다 대며 야유를 더 듣겠다는 듯한 동작까지 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아쿠냐는 계단 위까지 올라가 자신에게 야유를 퍼붓는 필라델피아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기까지 했다.

아쿠냐는 경기 뒤 웃으며 "필라델피아 팬들은 매번 나에게 야유를 보낸다. 나는 그걸 즐긴다"고 말했다. 이어 "필라델피아 팬들이 나를 야유하기 때문에 좋아한다. 그게 동기부여가 된다"고 했다.

필라델피아 팬들의 야유는 이번 주말 내내 이어졌다. 그리고 아쿠냐가 8회 극적인 동점 홈런을 터뜨리자 더욱 커졌다.

월트 와이스 애틀랜타 감독은 "위대한 선수들은 중요한 순간에 한 단계 올라선다. 정말 엄청난 홈런이었다"고 평가했다.

홈런을 허용한 맥팔레인은 왜 아쿠냐에게 패스트볼을 7개 연속 던졌느냐는 질문에 "그저 공격적으로 승부하려는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라일리는 "아쿠냐가 제대로 된 상태일 때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정말 특별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속 101마일짜리 공이 높고 바깥쪽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그 공을 잡아당겨 왼쪽 가운데로 강하게 보냈다. 그런 건 특별한 선수만 할 수 있다"고 감탄했다.

▲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의 베이스러닝.
▲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의 베이스러닝.

아쿠냐의 홈런 비거리는 스탯캐스트 기준 414피트(약 126.2m). 아쿠냐는 타구가 넘어가는 것을 충분히 바라본 뒤 천천히 베이스를 돌았다. 홈에서 출발해 다시 홈을 밟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32.36초였다.

논란 없이 그대로 인정된 홈런만 놓고 보면 아쿠냐 개인 통산 세 번째로 느린 홈런 베이스 러닝이었다. 올 시즌에는 가장 느렸다. 홈런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느긋하게 필라델피아 팬들의 야유를 즐긴 것이다.

이날 한때 승리 확률이 5%까지 떨어졌던 경기를 뒤집은 애틀랜타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2위 필라델피아와 격차를 5경기로 벌렸다. 시즌 상대 전적도 7승2패가 됐다.

두 팀은 올 시즌 이제 네 차례만 더 만난다. 최종 성적이 같다면 상대 전적이 타이브레이커로 적용되는 만큼 이날 승리의 의미는 더욱 컸다.

와이스 감독은 "좋은 시즌을 보내려면 나중에 돌아봤을 때 '도대체 우리가 이 경기를 어떻게 이겼지?'라고 말할 수 있는 경기가 몇 번은 있어야 한다"고 했다.

타일러 말리도 "큰 경기에서 아쿠냐는 또 다른 수준으로 올라간다"며 "정말 특별하다. 솔직히 그보다 더 높은 수준이 있을 수 있는지도 몰랐다. 지켜보는 것 자체가 특별하다"고 말했다. 아쿠냐는 하루 전에도 필라델피아 에이스 잭 휠러를 상대로 홈런을 터뜨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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