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이의리보다 더 계산 서는 선수가 KIA에 있다? 꼭 마무리가 수호신이라는 법 있나

작성일: 2026.09.07 20:00 김태우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부상 복귀 이후 안정적인 투구로 KIA 불펜을 지탱하고 있는 전상현 ⓒKIA타이거즈
▲ 부상 복귀 이후 안정적인 투구로 KIA 불펜을 지탱하고 있는 전상현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는 올해 마무리 보직이 자주 바뀌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막 마무리는 KBO리그 역대 최연소 100·150세이브를 차례로 달성한 정해영이었다. 실적 있는 마무리였다. 그러나 정해영이 시즌 초반 부진하면서 복잡한 여정이 시작됐다.

정해영이 2군에 내려간 뒤 집단 마무리를 채택했지만, 성영탁이 첫 판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후임 마무리로 굳어졌다. 하지만 좋은 활약을 한 성영탁 또한 전반기 막판 흔들리기 시작했고, KIA는 다시 집단 마무리 체제를 거쳤다. 성영탁처럼 확실하게 자리를 잡는 선수가 나오기를 바랐으나 좀처럼 그런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그때 혜성처럼 등장한 선수가 이의리였다. 오랜 기간 팀의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이의리는 전반기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고, 시즌 중 일본에서 밸런스 조정 과정을 거쳤다. 당초 불펜에서 몇 경기를 쓴 뒤 선발로 다시 보낼까 생각한 선수였는데 불펜에서의 활약이 좋고 곽도규의 부상 등 외부적 상황이 겹치면서 불펜으로 고정됐다. 이후 팀의 마무리로 승격했다.

보통 이렇게 마무리가 계속 교체되는 팀은 그 끝이 좋지 않기 마련인데, 그에 비하면 잘 버티고 있다고 봐야 한다. 경기마다 기복은 있지만, 아직 무너지지는 않고 있다. 그때그때 활약하는 선수들이 나오는 덕이다. 이의리는 시속 150㎞대 중·후반의 강속구를 던진다. 1이닝을 짧게 전력으로 던지면서 구속이 더 올라갔다. 실적도 괜찮았다. 

▲ KIA 마무리는 현재 이의리지만, 이의리 이상의 안정감으로 훨씬 더 계산 되는 투구를 보여주고 있는 전상현 ⓒKIA타이거즈
▲ KIA 마무리는 현재 이의리지만, 이의리 이상의 안정감으로 훨씬 더 계산 되는 투구를 보여주고 있는 전상현 ⓒKIA타이거즈

하지만 아직 불안감이 완벽하게 사라진 건 아니다. 근래 들어 조마조마한 경기도 있었다. 8월 23일 고척 키움전(⅓이닝 3실점 패전), 9월 2일 창원 NC전(⅔이닝 1실점 패전), 9월 4일 광주 KT전(1이닝 1실점 블론세이브)이 대표적이다. 

그런 가운데 어쩌면 KIA 불펜에서 가장 계산이 서는 투수는 따로 있을지 모른다. 오랜 기간 팀 불펜을 지켰던 전상현(30)이 그 주인공이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생각보다 오래 재활군에 머물렀던 전상현은 복귀 이후 계속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팀의 중요한 순간을 지배하고 있다. 올해 30경기에서 27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93의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94에 불과하고,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은 1.86에 불과하다. 최근 5경기에서는 모두 중요한 순간에 나가 무실점을 기록했다. 10경기 9⅔이닝에서 내준 볼넷은 단 하나. 맞아서 무너지는 경우는 있을지 몰라도 공짜 출루를 허용하지는 않는다. 벤치에서 가장 편하게 볼 수 있는 유형의 선수다. 여기에 최근에는 결과까지 내면서 KIA 불펜의 ‘필살기’로 떠올랐다.

▲ 전상현은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피칭으로 오랜 기간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 전상현은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피칭으로 오랜 기간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이의리처럼 155㎞의 공을 던지며 타자들의 헛스윙을 연신 유도하는 선수는 아니다. 전상현도 한때는 강속구에 대한 욕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포기했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대신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으로 스스로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155㎞든, 145㎞든 중요한 것은 아웃카운트다. 전상현은 이에 특화된 선수다. 강력해 보이지는 않지만, 항상 결과를 내왔던 게 바로 전상현의 경력이었다.

한때 왼 어깨의 움직임이 미세하게 변하면서 투구 밸런스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에는 이를 교정하면서 점차 구위와 경기력이 올라온다는 게 스스로의 설명이다. 이어 “항상 구위를 올리려고 했지만 지금도 스피드에 욕심은 없다”고 말한다. 구속과 구위가 꼭 연동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올라가서 가장 자신 있는 공을 던지는 것, 그것이 전상현이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초반 부상으로 꽤 오랜 기간을 쉬었기 때문에 힘은 많이 남아 있다. 오랜 기간 ‘셋업맨 1번’으로 활약하며 ‘대체 마무리 1순위’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세이브에는 초연하다. 대신 많이 나가고 싶다고 했다. 전상현은 “그냥 많이 나가고 싶고, 부상 당했던 그 공백기를 채울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부상 없이 하고 싶다”며 넘치는 힘과 의욕을 과시했다. 꼭 마무리만 수호신 타이틀을 달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셋업맨도 불펜을 이끌어갈 수 있다. 전상현이 이를 증명하고 있는 가운데, KIA 불펜의 혼란을 지워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올 시즌 혼란스러운 KIA 불펜의 수호신이자 후배들의 리더로 활약하고 있는 전상현 ⓒKIA타이거즈
▲ 올 시즌 혼란스러운 KIA 불펜의 수호신이자 후배들의 리더로 활약하고 있는 전상현 ⓒKIA타이거즈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