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 NOW] “살려주세요” 화장실 물바다 된 AG 선수촌…‘친환경 컨테이너’ 충격 현실→폭우에 400명 대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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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선수촌 대신 마련된 ‘컨테이너 숙소’를 둘러싼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비용 절감과 친환경, 지속 가능성을 앞세워 기존의 대규모 선수촌 건설을 포기했지만 정작 선수들이 비좁은 숙소와 시설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최근 기록적인 폭우까지 겹치면서 선수 수백 명이 긴급 대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 변준형은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숙소 화장실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는 세면대 아래 배관에서 물이 계속 새어 나오고 있었다. 바닥은 이미 물로 흥건하게 젖은 상태였다. 변준형은 영상과 함께 짧게 “살려주세요”라는 말을 남겼다.
오는 19일 막을 올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과거 국제 종합대회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대규모 선수촌 아파트를 건설하지 않았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지속 가능한 대회’를 목표로 기존 호텔과 대형 크루즈선, 조립식 컨테이너 숙소를 활용해 참가 선수들을 분산 수용하기로 했다.
약 9000명이 호텔 등 기존 숙박시설에 머물고, 약 4000명은 대형 크루즈선, 약 2000명은 나고야항 인근에 마련된 컨테이너 숙소를 이용한다.
한국 선수단 역시 여러 숙박시설로 나뉜다. 양궁과 탁구 등 18개 종목은 크루즈선에 머물고, 농구와 사이클 등 5개 종목은 컨테이너 숙소에 배정됐다.
하지만 본격적인 대회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나고야항 가든 부두에 조성된 컨테이너 선수촌은 아스팔트 바닥 위로 수백 동의 조립식 건물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다. 기존 선수촌의 모습보다는 거대한 화물 야적장을 연상시킨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특히 장신 선수가 많은 농구 대표팀의 숙소 환경이 도마 위에 올랐다. 2m에 육박하는 선수들은 3명이서 한 방을 사용하고, 화장실과 샤워실도 공용이라는 후문이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공개한 컨테이너 숙소 1동은 약 70㎡ 규모로 최대 6명이 머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침대 길이는 195㎝다. 장신 선수를 위한 연장 매트리스도 별도로 마련됐지만 2m가 넘는 선수가 적지 않은 농구 종목의 특성상 불편함을 완전히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선수단 관계자 역시 컨테이너 숙소에 입촌한 일부 선수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날씨까지 문제로 떠올랐다. 최근 나고야 일대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지난 8일 오후에는 한 시간 동안 1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렸고, 우에다강이 범람하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
항구 인근에 마련된 임시 선수 숙소 역시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컨테이너 숙소에 머물던 선수와 관계자 400여 명이 긴급 대피했고, 일부 경기장에서는 누수 피해까지 확인됐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당시 훈련을 위해 숙소를 비운 상태였지만, 폭우 때문에 훈련장에서 약 4시간 동안 대기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선수단도 대피 과정의 모습을 SNS에 공개했다. 영상에는 선수들이 고층 주차장에 주저앉아 있거나 바닥에 누워 대기하는 모습이 담겼다. 시설 문제와 폭우가 겹치면서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국제 종합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수년 동안 준비한 결과를 짧은 기간 안에 보여줘야 한다. 숙면과 회복, 식사 등 경기장 밖 환경 역시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나고야시는 대회 개최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히로사와 이치로 나고야 시장은 “일부 건물에서 누수가 있었지만 선수단은 무사하다. 경기장 시설 역시 심각한 피해를 입지 않았다”며 예정대로 대회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회 조직위원회 역시 기존 선수촌 건설 대신 호텔과 크루즈선, 컨테이너를 활용한 방식이 막대한 건설 비용을 줄이고 대회 종료 뒤 대규모 시설이 방치되는 문제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14일에는 이탈리아 선적 대형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도 나고야항에 정박해 선수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크루즈선에 배정된 선수들은 선내 식당과 휴게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어 컨테이너 숙소보다는 상대적으로 나은 환경에서 머물 전망이다.
그러나 ‘친환경’과 ‘비용 절감’을 앞세운 파격적인 선택이 선수들에게 불편을 떠넘긴 것 아니냐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41개 종목, 선수와 임원 1052명을 파견한다. 목표는 금메달 40~45개다. 대회는 오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열린다.
개막도 하기 전에 터진 배관과 물바다가 된 화장실, 기록적인 폭우와 선수 수백 명의 긴급 대피까지 이어졌다.
‘지속 가능한 아시안게임’을 위해 선택한 컨테이너 선수촌이 정작 선수들의 경기력을 위협하는 변수가 될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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