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끝까지 허락되지 않은 한가지 '100% 전력'
작성일: 2017.10.31 11:58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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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이 스쳐지나가는 듯했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덤덤하고 차분하게 준우승 소감을 이야기했다. 두산은 3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6-7로 석패하며 시리즈 1승 4패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잠실에서 마지막 훈련을 한 지난 23일. 김 감독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한마디를 툭 던졌다. "지난 3년 동안 선수들이 진짜 잘해줬다. 올해도 4강을 갈 수 있을까 싶었다. (양)의지랑 (민)병헌이가 다쳤을 때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잘해줬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이 26일 광주에서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한번 더 미소를 지었다. 플레이오프 때 허리 통증으로 빠졌던 포수 양의지, 왼쪽 어깨 인대 부상을 안고 있던 김재호,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까지 모두 선발 출전이 가능하다는 보고를 받은 뒤였다. 김 감독은 "모든 선수가 다 나올 수 있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이유 있는 미소였다. 올해 두산은 100% 전력을 가동한 기억이 없다. 시즌 시작과 함께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이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전반기 내내 이탈했고, 6월에는 양의지와 외야수 민병헌이 한 경기에서 같이 손가락이 골절돼 4주 정도 재활에 전념했다. 유격수 김재호는 7월 허리 통증으로 이탈한 뒤 복귀한 8월 다시 왼쪽 어깨 인대를 크게 다쳐 정규 시즌 끝까지 그라운드에 돌아오지 못했다. 2루수 오재원은 올 시즌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져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었다.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이탈해도 두산은 버텼다. 5선발 함덕주와 신인 김명신, 이영하, 박치국 등 젊은 투수들이 빠르게 성장하며 보우덴이 빠진 마운드에 힘을 실어줬다. 2루수 최주환은 공수에서 오재원의 공백을 채우며 생애 처음으로 규정 타석을 채우고 타율 0.301로 마무리했다. 포수 박세혁과 유격수 류지혁, 외야수 정진호는 '백업'이라는 수식어를 잊게 할 정도로 빈 틈을 채워 나갔다.
포스트시즌까지 부상으로 마음을 졸였다. 양의지가 플레이오프 3차전 허리 염좌로 이탈했고, 김재호는 플레이오프부터 뛰고 싶은 마음에 복귀를 서두르다 어깨가 다시 안 좋아졌다.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두 선수에게 OK 사인이 떨어졌고, 김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 두 선수의 이름을 적었다.
결과는 웃을 수 없었다. 양의지는 2차전 0-1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플레이를 한 뒤 두 눈을 질끈 감았고, 김재호는 1승 2패로 몰린 4차전에서 시리즈 분위기를 내주는 실책을 저질렀다. 김 감독은 김재호가 타격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수비 안정감을 믿고 기용했는데, 한 달 넘는 실전 공백의 여파는 김재호도 피할 수 없었다.
시즌 끝까지 '부상' 두 글자를 떨치지 못했다. 두산 선수들이 올해 가장 많이 한 말은 "겨울에 더 준비를 잘해야 한다"였다. 주전 선수들은 부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백업 선수들은 기회가 생겼을 때 버틸 수 있는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더 열심히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두산은 다음 시즌 더 건강하고 강하게 돌아와 2017년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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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km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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