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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동안 투수 21명 쓴 MLB '괴짜' 감독 "혹사 아니야"

작성일: 2018.04.03 20:40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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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지난달 30일(이하 한국 시간) 필라델피아 개막전 선발투수 아론 놀라는 애틀랜타에 6회 1아웃까지 한 점도 주지 않으며 5-0 리드를 지켜 가고 있었다.

그런데 6회 1사 1루에서 갑자기 교체 통보를 받았다. 이때 투구 수는 불과 68개. 놀라는 "난 힘이 충분한 상태였다…약간 놀랐다"고 떠올렸다.

놀라를 내린 선택은 악수였다. 바뀐 투수 하비 밀너가 홈런을 맞아 3점 차로 쫓겼다. 필라델피아 불펜진은 8회 3실점으로 동점을 허용하더니 9회 닉 마카키스에게 끝내기 3점 홈런을 맞아 5-8로 졌다.

놀라를 과감하게 내린 게이브 케플러 필라델피아 감독은 "내 결정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케플러 감독은 지난해 10월 필라델피아 역대 54번째 감독으로 선임됐다. 2009년 탬파베이 시절 당시 프리드먼 사장(현 다저스 사장)의 분석 야구에 큰 매력을 느끼며 그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2010년 은퇴하고 폭스 스포츠 분석가를 거쳐 2015년 다저스 육성 디렉터로 합류했다. 그해 돈 매팅리가 물러났을 때 다저스 감독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개막전을 포함해 시즌 3경기에서 케플러 감독이 보여 준 '이상한' 마운드 운용은 도마 위에 올랐다. 5-4로 애틀랜타를 꺾은 지난달 31일 경기에선 선발투수를 4이닝 만에 내리면서 투수 11명을 썼다. 지난 2일엔 애틀랜타에 2-15로 크게 졌는데, 3회 두 번째 투수 하비 밀너를 워밍업 없이 등판시켰다가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케플러 감독은 밀너에게 몸을 풀라고 전달하는 것을 깜빡했다고 해명했다. 또 이 경기에서 야수 페드로 플로리몬에게 8회를 맡겼는데, 투구 경험이 없는 야수가 개막 첫 3경기에 등판한 사례는 1924년 이후 처음이었다.

필라델피아가 개막 3경기에서 28이닝을 막기 위해 투입한 투수는 모두 21명. 여기에 야수 플로리몬까지 썼다. 밀너는 개막전부터 3일 연투를 했다. 일부 미국 언론은 "비정상적인 투구 운용"이라고 지적했다.

3일 메츠와 경기가 눈으로 취소되면서 MLB.com에 입을 연 케플러 감독은 자신을 둘러싼 부정적인 반응을 인식한다고 말했다.

"잘 알고 있다. 그들의 관점에 공감한다. 화가 난 게 당연하다. 그것을 인지하고 반응하는 게 내 일"이라고 대답했다.

기자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묻자 케플러 감독은 "휴일인 오늘(눈 때문에 경기 취소) 다 같이 모여 불펜 활용 가이드라인을 논의했다. 사무실 직원, 필드 스태프, 그리고 선수들과 함께 어떻게 우리 불펜을 효과적으로 관리할지 이야기했다"며 "불펜 운용을 올바르게 하기 위해, 또 팀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앞으로 의사소통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애슬래틱은 '이 모든 것이 케플러가 데이터 야구 신봉자라는 점에서 발단됐다'며 '초보 감독으로서 약점을 보이고 있다'고 걱정했다. 필라델피아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팬은 '케플러의 시대는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길'이라고 지적했다.

케플러 감독은 "우리 팀은 불펜이 9명이다. (개막전에서) 놀라를 길게 쓸 생각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를 4일 휴식 뒤 쓰려고 했기 때문이다. 또 곧 휴식일이 다가오고 적절한 매치업마다 쓸 수 있는 불펜진이 있었다. 그런 일(역전패)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을 못했을 뿐"이라며 "우리 불펜엔 문제가 없다. 절대 투수들을 혹사시키지 않았다. 만약 우리가 오늘 경기했다면 '신선한' 불펜을 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필라델피아의 2018년 홈 개막전은 오는 7일 마이애미와 경기. 케플러 신임 감독이 홈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날이다. 홈 개막전에 반응을 걱정하고 있냐고 기자가 묻자 케플러 감독은 "알고 있다. 이해한다. 팬들이 나와 팀에 화가 난다면 이유가 있다. 내 책임이다. 우린 필라델피아라는 도시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고 필라델피아 팬과 파트너다. 팬들의 화에 응답하는 게 내 책임이다. 그리고 다시는 화가 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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