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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지금 유희관 직구는 그냥 느린 볼일 뿐이다

작성일: 2018.05.07 09:05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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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스피드도 스피드지만 회전수 등 여러 부문에 문제가 있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유희관의 2군행을 알리며 한 말이다. 유희관은 올 시즌 7경기에 등판해 1승3패, 평균 자책점 8.64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33.1이닝 동안 안타를 60개나 맞았다. 그만큼 공의 위력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두산은 일단 유희관에게 휴식을 지시했다. 심신이 지쳐 있는 것이 부진의 원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유희관이 지난 4년간 꾸준히 30경기 이상을 등판하며 피로가 쌓였다고 본 것이다.

그렇다면 휴식은 유희관에게 약이 될 수 있을까. 세부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올바른 진단이었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유희관은 패스트볼 구속이 130km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그것도 가장 빠른 공이 그렇다.

하지만 그의 볼 끝은 스피드건에 다 찍히지 않는다. 유희관의 패스트볼과 싱커는 느리지만 변화 무쌍했다.

유희관이 좋았을 때 그래픽이다. 패스트볼은 가상의 직선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무려 54.40cm가 떠오르는 듯 한 느낌을 주는 궤적을 그렸다. 그만큼 볼 끝의 힘이 있어 살아 들어갔다는 뜻이다. 패스트볼의 수직 무브먼트에서 유희관은 상위권에 늘 이름을 올려놓았다.

싱커 역시 왼쪽으로 35.54cm나 움직이며 타자들의 방망이를 피해 갔다.

그러나 유희관이 늘 이 정도의 무브먼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힘이 떨어진 유희관은 자주 벽에 부딪히곤 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5월20일과 26일 두 차례 연속 9이닝을 던진 뒤 4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한 바 있다. 당시 기록을 보면 피로한 유희관이 어떤 공을 던지는지를 알 수 있다.

▲ 유희관이 안타를 허용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곽혜미 기자

참고를 위해 당시 기사를 되짚어 보면 이해가 쉬워진다.

좋았을 때(5월20일 KIA전)의 데이터는 이 시각화 된 그래픽이 제대로 전해진다. 직구 수직 무브먼트가 살짝 줄어들기는 했지만 1cm도 차이가 나지 않았다. 1m98cm(직구)로 좋은 익스텐션(투수가 투구판을 밟고 앞으로 끌고 나와 공을 놓기까지의 거리)이 인상적으로 형성됐던 것을 알 수 있다.

유희관은 익스텐션이 다른 투수에 비해 아주 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신체 구조가 가질 수 있는 상황에선 최대치를 끌어내는 유형이다.

유희관은 공을 충분히 끌고 나오며 자신의 장기인 살아 오르는 직구를 살렸다. 그 결과가 완봉승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러나 두 경기 연속 9이닝을 던진 뒤 맞이한 6월 이후 투구는 이때와는 또 다른 내용을 보이고 있다.

직구 익스텐션이 1m98cm에서 1m91cm로 크게 줄어들었다. 장기인 체인지업(싱커)을 던질 때도 1m94이던 수치가 1m86cm로 확실하게 줄었다. 기술적 허용치로 분류되는 5cm를 넘어 선 변화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직구 수직, 수평 무브먼트다. 수직으로는 47.50cm를 기록했다. 완봉승 당시 보다 6cm 넘게 낮아졌고 가장 좋았을 때에 비하면 7cm이상 낮아졌다. (타자들이 부담을 느낄 정도로 살아 오르지 못했다는 뜻이다. 평소 같으면 방망이의 윗부분을 지나갔을 공이 스윗 스폿에 맞을 수도 있을 정도의 변화다.)

유희관의 직구가 평범한 쪽에 가까워졌다는 걸 뜻한다. 체인지업의 수평 이동(왼쪽으로 꺾이는 변화)도 5cm이상 줄었다. 공을 치러 나오면 타자 배트에서 멀어지던 장점이 줄어들었다는 걸  뜻한다.

릴리스 포인트도 전체적으로 2~3cm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만큼 공을 빨리 놓고 있다는 뜻이다.

유희관은 6월 이후 직구 피안타율이 3할4푼6리나 된다. 두 번 연속 9이닝 투구를 했을 때는 각각 1할6푼7리와 1할5푼8리를 기록했다. 좋았을 때의 직구 위력과 그 이후 위력에 차이가 극명하게 생겼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유희관이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과 매우 비슷하다. 김태형 감독이 유희관의 회전수를 언급한 것도 그만큼 패스트볼의 움직임이 무뎌졌다는 것을 의식한 발언이다. 

패스트볼 무브먼트가 줄어든 유희관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은 투수다. 유희관은 지난해에도 연속 9이닝 이후로는 이전의 위력을 되찾는 데 실패한 바 있다.

지금 유희관이 던지는 패스트볼은 그저 느린 볼일 뿐이다. 심신을 제대로 추스려야 하는 이유다. 무브먼트가 줄어든 유희관의 패스트볼은 위력이 크게 떨어진다. 스피드로 버틴 투수가 아닌 만큼 스피드는 평가의 기준이 되지 못한다. 이전과 똑같다는 생각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오히려 더 높은 벽에 부딪힐 수 있다. 패스트볼 헛스윙률이 왜 38%에서 34.4%로 크게 떨어졌는지, 피안타율은 왜 5할로 치솟았는지 고민해야 할 때다.

유희관이 이른 시일 안에 몸과 마음을 다스릴 수 있을까. 두산은 잘나가지만 여전히 믿을 수 있는 선발투수에 목말라 있다. 유희관이 제 경기력으로 돌아와야 하는 이유다. 그 시기는 언제가 될지, 회복은 완전히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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