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럽야구 유일한 한국인, 하승준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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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의 나라 오스트리아. 그곳에 유럽야구 유일한 한국인 지도자가 있다. 주인공은 하승준(32) 다이빙 덕스 코치. 대학 시절까지 야구를 하다 선수 생활을 마친 뒤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 통역으로 크리스 옥스프링(kt), 쉐인 유먼(한화)의 한국 생활에 큰 도움을 주던 하 코치는 시즌을 마친 뒤 새로운 곳에서 인생을 건 도전에 나섰다. 바로 오스트리아행. 야구와 전혀 연관이 없을 것 같은 이 곳에서 하 코치는 야구 전도사이자 아이들의 스승으로 새 삶을 살고 있다.
현재 하 코치는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도시 비너 노이슈타트(wiener neustadt) 연고팀인 다이빙 덕스 코치로 재직 중. 6개 구단으로 이뤄진 오스트리아 세미프로리그에서 4~6세팀, 10세 이하팀(U10), 13세 이하팀(U13), 중등부(U14), 고등부(U18), 성인 1부리그팀, 소프트볼 팀, 슬로우피치 팀을 모두 지도 중이다. 바쁜 와중에서도 하 코치는 사람들에게 야구의 기본기, 야구를 하며 배울 수 있는 소중함을 심어준 다는 데 큰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야구가 세계적으로 축구만큼 인지도가 크지 않습니다. 유럽의 경우는 더욱 그렇고요. 오스트리아 인근으로 주변 국가들이 많이 접해있고 교류도 활발한 만큼 오스트리아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도 야구를 전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하지만 '열심히 야구를 전파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왔어요”.
다음은 하 코치와의 일문일답이다.
-어떤 계기로 오스트리아에 오게 되셨나요.
제가 대학 시절까지 아마추어 선수생활을 하다 프로는 못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요. 그러다 지난해 롯데 외국인 선수들 통역으로 일한 뒤 일을 마치고 오스트리아로 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오스트리아로 오기 전 막연하게 '야구와 연관되지 않은, 다른 환경을 경험하고 싶다'라고 각오했었는데 통역 일을 그만두고도 야구를 좋아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더라고요. 때마침 유럽야구를 접하게 되었는데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정도를 제외한 그 외 나라에서는 사실상 야구에 대한 인식이 전무하다시피 하더라고요. 그래서 유럽에 모든 국가 야구협회를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메일을 보냈었어요. 때마침 지금 제가 소속된 팀에서 저를 필요로 한다고 해서 이렇게 오게 되었습니다.
-올리신 SNS 사진을 보면 야구장 관리도 잘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유럽은 야구 불모지라는 이미지가 강하고 오스트리아도 국내에서의 인지도가 음악 외에는 그리 크지 않은 곳이라서 요청을 받으셨을 때 도전 그 이상의 부담이나 책임감 등도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구장이 생각보다 잘 정돈되어 있고 여자 소프트볼 팀과 유소년 팀도 체계적으로 잘 구축되어 있더라고요. 사실 여기 오기 전 도전 이상의 부담, 책임감에 대한 고민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저도 사회인으로서 자리를 잡아야하는 입장에서 굉장히 큰 고민이 될 수 있었습니다만 제가 원래 도전하는 것을 즐기는 스타일이라서 어렵지 않게 결정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주변 분들은 만류를 하셨어요. 그러나 제가 야구를 너무나 사랑하고 또 좋아했기에 가능하고 지금도 선수들, 아이들에게 기술을 지도하는 것이 너무 즐겁고 행복합니다.
-유소년팀부터 사회인 선수들까지 폭 넓게 지도하시는 건가요.
네, 저희 팀은 4~6세, U10, U13, U14, U18, 성인 1부리그팀, 소프트볼 팀, 슬로우피치 팀 등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현재는 이 팀들 모두 다 지도를 하고 있어요. 느낀 점이라면. 아무래도 야구에 대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선수들의 기본기가 많이 부족하더라고요.
-사실상 처음부터 시작하는 선수들을 지도한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좀 더 쉬운 용어를 쓰거나 더 차근차근 설명해주셔야 하니까요.
네 맞습니다. 저도 국내에 있을 때 사회인 야구선수 분들을 많이 지도해 봤는데. 그 때 느낀 점이 있었어요, 예전의 저처럼 체육 특기자 선수들은 어릴 때 왜 이것을 해야 하는지 모르고 지도자 분들이 하라는대로 했었는데 사회인 선수들한테는 그렇게 주입식으로 다 가르치려면 어려웠고 시간도 많이 걸렸거든요. 어떻게 하면 정말 실질적으로 잘 할 수 있는 연습을 할 수 있을지 고민도 많이 했어요. 그 때의 교훈 때문인지 지금은 선수들에게 기본적인 것과 필요한 기초적인 부분들을 쉽게 잘 설명하고 이해까지 된 다음 연습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그렇게 연습을 운용하니 확실히 효과가 더 잘 나오는 것 같아요.
-그만큼 정신적인 노력 뿐만 아니라 몸으로 직접 움직이시는 것도 지도하시는 데 있어서 굉장히 큰 부분을 차지할 것 같네요. 시범으로 보여줘야 더 확실히 배울 테니까요.
제가 직접 해보지 않고 느껴보지 않았다면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데 있어 이해가 어려웠을 거에요. 실제로 제 경우는 선수로 뛰던 시절 몸에 밴 동작보다 더 정확하게 보여주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오스트리아의 기후는 어떤가요. 기후에 따라 구장 흙이나 잔디 관리 등 환경적인 부분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니까요.
오스트리아 날씨는 한국과 100% 똑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4계절 모두 있고요. 겨울에 눈이 많이 온다고 하는데 올 겨울은 유난히 많이 따뜻하다고 하네요. 다만 야구장 흙이 한국에 비해 많이 움푹 패인다고 해야 할까요.
-오스트리아가 바다가 없는 내륙 국가라 일교차도 크고 그래서 땅이 더 깊이 파이고 꺼지는 모양이네요.
그 정도가 확실히 크더라고요. 부상 위험이 있고해서 현재 연습은 야구장서 하지 않고 일반 학교 실내 체육관을 빌려서 일주일에 3번, 하루에 2시간 씩 연습하며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실 오스트리아에 세미프로리그가 있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오스트리아 리그가 1부 리그팀 6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외국인 선수 제도도 있습니다. 지금은 외국인 선수 섭외 중에 있고요. 많은 돈을 주지는 않지만 현지에서 밥 먹고 살 수 있는 정도로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 경우는 유소년부터 성인 세미 프로 선수들까지 가르치고 있어요. 현재 오스트리아 국가대표 선수도 저희 팀에 있습니다.
-유럽축구처럼 챔피언스리그 같은 국제대회도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네요.
축구처럼 챔피언스리그를 치르는데 규모는 작아요. 제 궁극적 목표는 우리 팀을 챔피언스리그에 진출시키고 나아가 유럽 전체 야구 수준을 올려놓는 것입니다.
-지난해 롯데 경기를 직접 보시면서 느낀 것도 있으시겠지만 기술적인 부분이 아닌 유럽 선수들의 운동 능력 등은 국내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체격이 미국이나 캐나다인들과 달리 좀 왜소한 편입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 전체적으로 학교에서 운동을 미국처럼 중요시하지 않고 운동장이 없는 학교도 많아요. 아무래도 운동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만큼 운동 신경도 떨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게다가 운동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주변 환경 등도 잘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지도자는 말 할 것도 없고요. 결국엔 연습을 많이 하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 같아요.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목표라면 구단 밖으로도 활발한 움직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현재 우리 팀이 체코 팀과도 파트너쉽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유럽의 다른 나라 리그도 교류를 할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 프로팀과 교류, 자매결연을 맺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 준비 중에 있어요.
-야구는 용품 등도 중요한 데 대체로 어떠한지요.
용품 등도 많이 부족하고 낡았습니다, 야구를 매개로 한 국제적으로 활발한 교류도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해서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프로 구단에도 제안을 준비하고 있어요.
-오스트리아의 공용어가 독일어인데요. 이전에 독일어를 배우시고 오스트리아로 건너가신 건가요. 아니면 지금 독일어를 배워가시면서 지도를 병행 하시는 지요.
독일어는 못 배우고 왔어요. 그래서 지금도 열심히 공부하면서 배우고 있습니다. 공부하면서 선수들과 매일마다 얘기하며 배운 것들을 선수들과의 대화에 적용하니 빨리 느는 것 같아요. 제가 원했던 그 이상으로 현지 팀원 분들과 가족 분들이 매우 환대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아직 경제적인 풍요는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대신 이전에 느끼지 못하던 행복을 확실히 느끼고 있어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한국을 대표해서 왔다는 생각을 나름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행동이나 말하는 데 있어 항상 조심하며 행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인은 유럽 야구에서 제가 최초라고 팀원 분이 이야기 하더라고요.
-유럽 전체에서요.
네, 유럽 전체적으로요.
-영광입니다. 지도하시는 가운데 귀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감사드립니다. 덕담 감사하며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잊지 않고 이곳에서 열심히 야구를 지도하겠습니다.
[사진] 하승준 코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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