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택 ⓒ한희재 기자
▲ 박용택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진한 한숨이 느껴졌다. 시즌 두 번째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이탈한 LG 박용택 이야기다.

박용택은 6일 광주 KIA전에서 옆구리 쪽이 불편해 1회 첫 타석을 마친 뒤 대타 이형종으로 교체됐다. 류중일 감독은 8일 "근육 미세 손상이다. 7~10일 휴식 후 재활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재활이 길어지면 4주 가까이 전력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시즌 두 번째 부상 이탈이다.

박용택은 지난 5월 28일 왼쪽 팔꿈치 상과염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처음 부상이 발견됐을 때만 해도 휴식과 재활을 병행하면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수술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부상 부위 통증이 심했다.

주사 치료 등 수술을 피할 수 있는 많은 종류의 재활 훈련을 해 왔다. 그러나 결과를 장담할 순 없었다.

최종 결과가 나온 것은 7월1일이었다. 박용택은 이날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이전보다 상태가 호전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염증도 많이 가라앉았고 인대도 거의 정상화됐다.

인대에 이상이 계속 발견됐을 경우 박용택을 수술대 위에 오를 수도 있었다. 수술을 하게 된다면 올 시즌 중 복귀는 어려웠다. 팀 우승을 은퇴의 마지막 목표로 삼고 있는 박용택에게는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인대가 생각보다 잘 버텨 줬고 주사 치료 효과로 염증도 가라앉았다. 

그리고 박용택은 예정대로 복귀했다. 7월12일 삼성전에서 복귀했고 이후 기다렸다는 듯 맹타를 휘둘렀다. 재활 과정에서 웨이트트레이닝과 시뮬레이션을 끊임없이 반복한 덕이었다.

복귀 시점에서 박용택의 타율은 0.232에 불과했다. 하지만 부상 직전까지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시즌 타율을 0.275까지 끌어올렷다.

부상 이전 10경기 타율은 0.429나 됐다. 그가 6번에서 중심을 잡아 주며 LG는 하위 타순에서도 득점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순환이 이어졌다.

하지만 부상으로 모든 것이 무산됐다. 좋았던 타격감도, 팀 분위기도 모두 가라앉을 수 밖에 없게 됐다.

박용택은 "몸보다 마음이 더 아프다. 뭐라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깊은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하늘이 올 시즌엔 내게 너무 쉴 시간을 많이 주는 것 같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털어놓았다.

여름 체력 및 컨디션 관리를 위해 한 여름에도 이불을 꽁꽁 싸매고 잘 정도로 노력을 했던 그다. 그러나 생각지도 않았던 부상이 생기며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9월에나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가장 먼저 팀 후배들을 걱정했다. "힘겨운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맏형으로서 힘을 보태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 미안하고 안타깝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후배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박용택은 "맏형으로서 한 게임 한 게임이 중요한 시기에 또 부상으로 빠지게 돼 정말 미안하다.우리 선수들 믿고 부상 치료 잘할 테니 가을 야구 멋지게 해 보자"고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이제 박용택은 팀의 가을 야구 합류를 멀리서 응원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그는 후배들을 굳게 믿고 있었다. 마음은 아프지만 후배들이 꼭 뜻을 이뤄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돌아와서 다시 상승세를 함께 타자는 약속을 했다.

LG 후배들은 맏형의 바람을 이뤄 줄 수 있을까. 박용택의 꿈과 충돌한 현실이 어떤 결과를 낳을 지 지켜볼 일이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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