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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어느새 맏형' 정근우의 '근우지몽'

작성일: 2015.11.11 10:44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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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티엔무(타이페이), 박현철 기자] “대표팀에서부터 (이)용규랑은 같이 테이블 세터로 나갔으니까요. 이제는 여기가 한화인지 대표팀인지 헷갈릴 정도야.”(웃음)

10일 한국 프리미어12 대표팀 훈련이 있던 대만 타이페이 티엔무 구장. 훈련 초반 약간 무거웠던 분위기는 야수진 맏형 이대호(33, 소프트뱅크 호크스), 그리고 이 선수 덕분에 다시 밝아졌다. 주인공은 바로 정근우(33, 한화 이글스)다. 정근우는 동료들과 함께 김광수 코치의 펑고를 기다리며 동료들의 호수비가 나올 때마다 목청을 높였다. 그리고 자신은 어려운 뜬공을 잡지 못한 뒤 그라운드에 그대로 누워 버리며 동료들을 웃겼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부터 지금까지 정근우는 대표팀 붙박이 타자로 활약했다. 1~2번 테이블 세터 자리는 물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캐나다전에서는 3번 타자로 나서 선제 결승 솔로 홈런을 치기도 하는 등 공수주에서 두루 힘을 보탰다. 활기찬 플레이와 분위기 메이커로서 공헌도까지. 정근우가 대표팀에 끼친 영향은 대단하다.

“프로 데뷔 후 처음 대표팀에 뽑혔을 때는 긴장도 많이 되고 그래서 이번에 처음 대표팀에 뽑힌 후배들을 보면  때 생각도 나고 그래요. 나도 벌써 대표팀 야수 맏형이 됐네요.”

투수들까지 포함해도 정근우는 이대호와 함께 정대현(롯데) 다음 가는 형님이다. 그리고 공격에서는 소속팀 동료 이용규(30)와 함께 공격 물꼬를 트는 선봉장 노릇을 한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누누이 이용규와 정근우의 활약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실 용규-근우 테이블 세터가 대표팀 공격을 주도한 지도 제법 오래됐다. 특히 정근우는 이종욱(NC)이 대표팀에서 뛸 때도 1, 2번을 오가며 한국의 결정적인 득점과 함께했다. 이용규와 정근우가 한화는 물론 대표팀에서도 붙박이 테이블 세터로 나선다는 점은 대단한 시너지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정근우에게 이 임무 연속성에 대해 물어보았다.

“용규랑은 한화 오기 전부터 대표팀에서도 자주 호흡을 맞춰 익숙해요. 그리고 한화도 같은 시기에 오면서 이제는 계속 같이 뛰네요. 그래서 요즘은 여기가 대표팀인가 한화인가 구분이 안 갑니다.” 굳이 '여기서 어떻게 해야겠다'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대표팀이 원하는 익숙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정근우의 말이다.

'장주지몽(莊周之夢)'이라는 고사가 있다. 장자가 나비가 되는 꿈을 꾸었는데 꿈에서 깨고 나서도 자신이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자신이 된 것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는 이야기. 특별히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분하지 않아도 되는 물아일체의 경지를 뜻한다. '대표팀에서는 이렇게, 한화에서는 저렇게' 구별하고 뛰지 않아도 되는 정근우. 그는 가장 이상적인 테이블세터로서 대표팀을 도쿄돔 녹아웃 라운드까지 이끌 수 있을까.

[사진] 정근우 ⓒ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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