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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암 교차한 英 감독의 라 리가 도전, 네빌은?

작성일: 2015.12.03 13:58 이남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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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남훈 기자] 발렌시아가 81년 만에 잉글랜드 출신 감독을 선임했다. 현역 시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오른쪽 수비수로 이름을 날린 게리 네빌(40)이 지도자 커리어를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에서 시작하게 됐다.

네빌은 2011년 은퇴 이후 영국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 스포츠'에서 축구 전문 프로그램 해설 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리고 2012년부터는 잉글랜드 대표팀 코치로 로이 호지슨 감독을 보좌하고 있다. 

발렌시아는 지난달 31일(한국 시간)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을 경질했다. 시즌 초반부터 경질 여론에 휩싸였던 누누는 리그,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연달아 지면서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이후 발렌시아는 다음 감독을 찾을 때까지 살바도르 곤살레스 '보로' 감독 대행 체제를 이어갈 예정이었으나 3일 만에 네빌의 감독 선임을 결정했다.

발렌시아는 1919년 창단 이후 45명의 감독이 지휘했다. 네빌은 1934년 이후 81년 만에 네 번째 잉글랜드 출신 지도자다. 발렌시아는 초창기 세 명의 잉글랜드 출신 감독을 영입했다. 제임스 해리엇(1927-29년), 로돌포 갤로웨이(1931-33년), 잭 그린웰(1933-34년)이 '박쥐군단'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재임 기간에서 알 수 있듯이 세 명 모두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팀을 떠났다.

잉글랜드를 포함한 영국 출신 감독들은 1929년 프리메라리가 출범을 전후로 스페인으로 대거 진출해 축구의 뿌리를 내렸다. 하지만 스페인 축구의 색깔이 뚜렷해진 1980년대 이후 영국 출신 사령탑들의 도전은 명암이 엇갈렸다.

가까운 때인 지난달 9일에는 스코틀랜드 출신 데이비드 모예스가 1년 만에 레알 소시에다드로부터 경질 통보를 받아들였다. 모예스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풍부한 경력을 쌓았지만 스페인에서는 전술적으로 특화되지 못했고, 선수들과 소통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소시에다드에서는 2007년 6월 웨일즈 출신 크리스 콜먼(현 웨일즈 대표팀 감독)이 7개월 만에 사임하는 일이 있었다.

당시 콜먼을 소시에다드 감독으로 추천한 존 토샥 역시 웨일즈 출신으로 1980년대부터 프리메라리가의 여러 팀을 맡았다. 소시에다드(1985-89년, 1991-94년, 2001-02년)는 세 차례, 레알 마드리드(1989-90년,1999년)는 두 차례 지휘봉을 잡았다. 데포르티보(1995-97년), 레알 무르시아(2004년)에서도 감독 생활을 했다. 토샥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리그, 소시에다드에서 국왕컵, 데포르티보에서 슈퍼컵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13년의 재임 기간에 비해 거둔 실적이 적었고, 팀 성적의 기복이 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단기간에 좋은 실적을 남긴 사례도 있다. 1996-97년 시즌 바르셀로나를 맡았던 잉글랜드 출신 보비 롭슨이 단기간에 UEFA 컵위너스컵, 국왕컵, 슈퍼컵을 거머쥐었다. 바르셀로나는 1980년대 잉글랜드 출신 테리 베너블스에게 3시즌 동안 지휘봉을 맡겼다. 베너블스는 당시 잉글랜드 대표팀 공격수 게리 리네커와 마크 휴즈를 영입했고 리그 우승, 국왕컵 우승의 족적을 남겼다.

발렌시아는 지난 시즌 리그 4위를 기록했고,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 이상을 목표로 했다. 리그 9위,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이 자력으로 불가능한 상황은 초보 감독 네빌로서는 큰 부담이다.

주위의 눈길도 아직은 곱지 않다. 스포츠 전문 채널 '유로스포츠' 스페인 통신원 크리스티안 마세도는 "보로 감독 대행 체제에서 갑작스럽게 네빌이 선임돼 뜻밖"이라면서 "네빌이 얼마나 지도력을 보일지 예상하기 어려우나, 모예스의 부진이 발렌시아에서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어쨌든 네빌은 수석 코치인 동생 필립과 함께 프리메라리가에서 발렌시아의 반등을 이끌어 내야 한다. 프리메라리가 최초로 영국인 형제가 팀을 이끄는 역사를 쓴 네빌 형제에게 남은 시간은 7개월 뿐이다.

[사진] 네빌 형제 ⓒ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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