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점잖은 정장 차림이었지만, 한마디 한마디에 챔피언의 기백이 서려 있었다. UFC 미들급 챔피언 크리스 와이드먼(31·미국)은 도전자 루크 락홀드(31·미국)의 야망을 짓누르겠다고 선언했다.

10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UFC 194' 기자회견이 열렸다. 코메인이벤트를 장식하는 와이드먼과 락홀드는 결전을 사흘 앞두고 마주 섰다. 와이드먼은 입가에 여유를 띠며 상대를 지그시 바라봤다. 락홀드는 두 손을 주머니에 꽂았다. 두 파이터는 오는 13일 미들급 타이틀을 놓고 경기한다.

락홀드는 와이드먼을 두고 "제멋대로 하려는 고집불통(control freak)"이라고 표현했다. "와이드먼은 자기 뜻대로 제어가 안 되면 쉽게 흥분하면서 다른 선수가 된다. 나는 평정심을 유지하면 된다. 그러면 내가 바라는 대로 그가 말려들 게 분명하다. 그리고 난 벨트를 집으로 가져가겠다"고 밝혔다.

와이드먼은 코웃음을 쳤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내 아내가 그럴지 몰라도. 나는 원래 느긋하다. 경기 당일에도 마찬가지"라고 입을 연 뒤, "락홀드의 약점은 야망으로 가득 찬 머릿속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부분을 노리면 된다. 현실을 알려 주겠다. 락홀드를 들어 옥타곤 바깥으로 던져 버리겠다. 즐거운 밤이 예상된다"고 반격했다.

같은 날 메인이벤트로 열리는 코너 맥그리거(27·아일랜드)와 조제 알도(29·브라질)의 페더급 통합 타이틀전 못지않은 대결이다. 'UFC 162'에서 앤더슨 실바(40·브라질)를 누르고 벨트를 차지한 와이드먼의 네 번째 방어전이다. 이 경기에서 랭킹 1위 락홀드를 누르면 13승 무패 전적을 지키고 미들급 왕좌를 굳건히 유지할 수 있다.

두 선수를 둘러싼 사실관계도 흥미롭다. 와이드먼과 락홀드는 수려한 외모와 함께 30살 이전에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한 공통점이 있다. 락홀드는 2011년 9월 스트라이크포스에서 호나우두 '자카레' 소우자를 판정으로 이기고 챔피언에 올랐다.

둘의 대결은 2013년 UFC가 스트라이크포스를 인수하면서 가까워졌다. 락홀드가 와이드먼을 꺾으면 아메리칸 킥복싱 아카데미 팀 동료 다니엘 코미어처럼 스트라이크포스와 UFC 양 단체의 벨트를 차지하는 파이터가 된다.

와이드먼이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UFC에서 미들급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이 체급에서 뛰면서 세계 최고 선수들과 싸울 수 있어 좋다. 실바, 비토 벨포트, 마치다 료토에 이어 락홀드까지 상대하는 데 문제는 없다. 나는 나와 싸운다. 나를 이기는 게 싸움이다. 그래서 매일 열심히 훈련한다"고 이야기했다.

이 말을 들은 락홀드는 "지금은 내 시간이다. 나는 기술적, 정신적, 신체적으로 다른 선수다. 다른 선수들을 나를 따라잡으려면 할 일이 매우 많다. 나는 당장 싸울 준비가 돼 있다. 내가 (와이드먼보다) 더 낫다"고 단호하게 말하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와이드먼과 락홀드의 미들급 타이틀전이 코메인이벤트로 펼쳐지는 UFC 194는 오는 13일 오전 11시 30분부터 SPOTV2가 생중계한다. 이 경기 이후 알도와 맥그리거가 메인이벤트에서 페더급 통합 타이틀을 놓고 맞붙는다.

[영상] UFC 194 기자회견 ⓒ 스포티비뉴스 송경택

[그래픽] 스포티비뉴스 디자이너 김종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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