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론다 로우지(28·미국)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홀리 홈(34·미국)에게 한 번 더 지면 은퇴를 결정할지 모른다.

지난달 UFC 193에서 홈에게 KO패하고 한동안 두문불출한 로우지는 9일(한국 시간) 공개된 ESPN 매거진 독점 인터뷰에서 "(입술이 찢어지고 이가 흔들려) 사과를 먹으려면 3~6개월이 걸릴 것 같다", "너무 슬플 뿐이다", "전화기를 꺼 놨다. 쳐다보지도 않았다. 애완견 '모치'와만 긴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러나 복귀 의지는 뜨거웠다. 홈과 다시 만나 지난 패배를 설욕해야 한다고 했다. "돌아가야 한다. 홈을 이겨야 한다. 또 이가 튀어나오고 턱이 부러지고 입술이 찢어질지 누가 알겠나. 하지만 반드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UFC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로우지와 홈의 재대결은 반드시 펼쳐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ESPN 라디오에 출연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성사될 것이다. 로우지는 무패였다. 종합격투기를 한 차원 높이 끌어올렸다. 강자들을 14초, 30초 만에 꺾었다. 재대결을 가질 만한 자격이 있다. 홈도 로우지에게 도전권을 줘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홈의 왼손 스트레이트와 왼발 하이킥에 상처 입은 입속 부상이 언제 완치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로우지는 홈과 2차전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재대결에서마저 진다면 선수 생활을 마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대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승리하고 계속 싸워 나가거나 그러지 못하고 모든 것을 끝내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라고 밝혔다.

로우지가 처음 KO패한 후, 전략이 문제였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세계 복싱 챔피언을 상대로 너무 성급하게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그의 코치 에드몬드 타르베르디안에게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로우지는 홈과 다시 만날 때도 타르베르디안과 함께할 계획이다. 로우지가 홈과 경기하기 전부터 로우지의 어머니 앤마리아 데마스는 타르베르디안을 "나쁜 인간"이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으나, 로우지는 "물론 난 내 코치에게 머물 것이다. 엄마의 의견은 엄마의 의견일 뿐이다. 내 의견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홈에게 너무 많은 정타를 허용했다. 직접적인 패인이다. 하지만 화이트 대표는 로우지가 정신적으로도 지쳐 있었다고 밝혔다.

최근 '더 스포츠 네트워크'의 스포츠 저널리스트 마이클 랜드버그와 인터뷰에서 "경기 후 로우지와 거의 매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며칠 전 로렌조 퍼티타 회장과 함께 그를 만났다. 로우지는 '경기를 앞두고 완전히 방전됐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지쳐 있었다'고 고백했다"며 "로우지는 가족들과 함께 여러 개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고 귀띔했다.

프로 스포츠에서 승자와 패배의 경계는 명확하다. 로우지가 칩거하며 패배를 곱씹을 때, 홈은 지난 6일 고향 뉴멕시코 앨버커키의 거리에서 퍼레이드를 펼쳤다. 약 2만 명이 운집한 광장에서 홈은 "앨버커키 여러분, 감사하다"며 "여기서 멈추지 않겠다. 정상의 자리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외쳤다.

내년 7월 10일에는 UFC 200이 열릴 계획이다. 둘의 재대결이 치러지기 가장 좋은, 의미 있는 이벤트다. 그러나 홈 측은 이때 로우지와 2차전이 열릴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다.

홈의 매니저 레니 프레스퀘즈는 로스앤젤레스 타임즈와 인터뷰에서 "로우지가 그때까지 준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는 완패했다. 빠른 복귀를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로우지에게 시간이 필요하다면, 다음 상대는 미샤 테이트(29·미국)가 적당하다는 생각이다. 프레스퀘즈는 "우리는 테이트와 싸우길 원한다. 위험 부담이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홈은 압도적인 챔피언이다. 그는 최고의 상대와 싸우고 싶어 한다. 바로 지금은 테이트가 최강의 도전자"라고 말했다.

기술적인 보완을 위해서라도 로우지에게 장기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폭스스포츠의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는 "홈은 그날 세계 1인자처럼 보였다. 곧장 로우지와 홈의 재대결을 추진한다고? 로우지가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 실력을 높이려면, 그가 예상한 6개월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로우지는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내가 로우지의 팀이었다면, 그를 곧바로 홈과 붙이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론다 로우지와 홀리 홈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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