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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업' 바뀐 삼성, 외국인 선택 '실리 추구'

작성일: 2015.12.19 13:01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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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10년 전 그들은 이름값 높은 외국인 선수들에게 거액을 주고 영입했다. 공식 발표 금액은 30만 달러를 넘지 않았으나 그들의 메이저리그 경력과 지명도를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금액이었다. 이제는 외국인 선수 연봉과 관련해 상한선이 사라졌다. 그러나 그들은 잘 알려진 선수 대신 가능성을 보고 합리적으로 돈을 쓰기 시작했다. 최대 주주가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뀐 삼성 라이온즈는 이른바 '메이커'를 찾기 보다 '실리'를 선택했다.

삼성은 19일 두 명의 외국인 투수 앨런 웹스터(25), 콜린 벨레스터(29)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두 명 모두 오른손 투수다. 웹스터는 1990년생 젊은 선수로 메이저리그 3시즌 통산 28경기 7승 6패 평균자책점 6.13을 기록했다. 벨레스터는 메이저리그 6시즌 동안 88경기 6승 17패 평균자책점 5.47의 성적을 올렸는데 웹스터는 총액 80만 달러, 벨레스터는 총액 50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삼성은 올해 2루수 한 시즌 최다 홈런(48개) 기록을 달성한 야마이코 나바로와 재계약만을 남겨 뒀다.

과거의 삼성을 돌아보면 의외의 선택이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후 2000년 자유 계약 제도로 바뀐 뒤 삼성은 이름값이 높은 선수들을 자주 영입했다. 2000년 메이저리그 타격왕 출신 훌리오 프랑코(롯데 퓨처스팀 코치)를 데려온 것을 시작으로 일본 프로 야구 다승왕(1996년 요미우리 16승) 출신인 오른손 투수 발비노 갈베스와 메이저리그에서 이름을 날린 내야수 카를로스 바에르가를 2001년 영입했다.

2004년에는 한때 보스턴의 주전 외야수였던 트로이 오리어리와 일본 프로 야구 다승왕(2002년 야쿠르트 17승) 경력의 케빈 호지스를 영입하기도 했다. 2010년대에도 삼성은 매번 현장에서 'KBO 리그에 올 외국인 선수 후보 가운데 최상급 선수들을 뽑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이는 시즌 개막 전 선택한 1선발급 선수들로 한정했을 때 적용된다. 2013년 시즌 도중 입단해 삼성 팬들에게 아픈 기억이 된 에스마일린 카리대와는 관계없는 이야기다.

계약 금액이 정해진 것과 반대로 뒷이야기도 많았다. 오리어리의 경우 “150만 달러 이상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저 정도 선수가 어떻게 '단돈' 20만 달러에 한국에 올 수 있나”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삼성이 1선발로 기대하고 데려온 선수의 경우 메이저리그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몸값이 센 데다 원 소속 구단에 바이아웃 금액까지 드는 경우도 있어 금액이 높다. 공식 발표는 30만 달러겠지만 그 몇 배는 된다”고 이야기했다.

삼성은 외국인 선수 '뒷돈'과 관련해 자유롭지 못하고 오히려 선두에 섰다. 비싼 외국인 선수들은 삼성이 리그 강호로 자리잡는 데 큰 몫을 차지했고 이를 보고 다른 구단들도 많은 돈을 들여 '이름값 높고 돈도 많이 드는' 외국인 선수를 찾는 데 혈안이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삼성이 이번에는 스스로 허리띠를 졸라 맸다. 제일기획이 K리그 팀 수원 삼성의 모기업으로 자리했을 때부터 있던 움직임과도 얼핏 비슷하다.

나바로와 재계약에서도 냉정한 분위기다. 다른 때 같았다면 나바로는 다음 시즌 150만 달러 연봉 계약으로 외국인 타자 최고 연봉자가 된 에릭 테임즈(NC) 못지않은 후한 계약서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삼성 측은 “성실한 자세를 보여 주지 않는다면 재계약은 어려울 것”이라고 먼저 엄포를 넣고 있다. 일본 퍼시픽리그팀 지바 롯데가 관심을 보이는 나바로라는 점을 떠올려 보면 과거와 다른 삼성의 시선은 좀 낯설다.

사실 삼성이 정해진 금액 이상의 돈을 들여 영입한 외국인 선수는 대체로 팀에 큰 재미를 주지 못했다. 갈베스는 2001년 10승을 거뒀으나 모친의 병환을 핑계로 한국을 떠난 뒤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다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뒤늦게 돌아온 뒤 부진한 경기력으로 빈축을 샀다. 오리어리는 경기력과 적응에 모두 실패하며 63경기 타율 0.265 10홈런 30타점에 그치며 퇴출됐다. 기대 금액이 큰 만큼 실패에 따른 기회 비용도 더 컸다. 또한 다른 팀 선수들과 비교해 훨씬 많은 돈을 들여 데려왔던 삼성의 외국인 선수들은 대부분 오래 자리 잡지 못했다.

실패 전례가 많기 때문일까. 모기업이 바뀐 뒤 규모 경제로 밀어붙이는 운영보다 실리 추구로 노선까지 바꾼 삼성은 외국인 선수 선택부터 '몸값은 상대적으로 싸지만 키워서도 쓸 수 있는' 선수를 골랐다. 비싼 '메이커' 대신 '실리'를 택한 삼성의 2016시즌 선택. 1년 후 결과는 어떻게 나올 것인가.

[사진] 앨런 웹스터 ⓒ Getty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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