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희마저 수술' 넥센, 열쇠는 '키워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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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리그 최고의 셋업맨으로 활약했고 선발로도 경험을 쌓은 젊은 투수가 전열 이탈한다. 강력한 타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했던 투수진이 더 약해지는 순간이 왔다. 2016년 고척돔 시대. 한현희(22)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이탈하는 넥센 히어로즈 투수진 미래는 유망주 '키워 쓰기'에 달렸다.
넥센은 21일 “한현희가 22일 서울 김진섭 정형외과에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는다”고 밝혔다. 개인 차가 있으나 대체로 팔꿈치 인대 수술 후 실전 복귀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2011년 6월 같은 수술을 받은 뒤 2012년 마무리로 뛴 LG 봉중근의 경우도 있으나 그는 재활 마무리 단계에서 한계 투구수가 많지 않은 마무리 보직을 맡았고 화를 못 이겨 입은 손 부상 전까지 연투를 피하는 방식으로 등판했다.
한현희가 2016년 페넌트레이스에 예상보다 빨리 전력으로 가세한다고 해도 선발로 뛰는 것은 불가능하다. 새 인대에 적응하는 시기와 한계 투구 수를 올리려면 적어도 한현희가 2016년 선발로 뛸 가능성은 없다. 마무리 손승락(롯데)이 더 큰 기회와 더 좋은 대우를 원하며 떠났고 선발진 간판 앤디 밴 헤켄이 세이부로 이적한 가운데 선발투수진도 허약해진 넥센으로서는 안에서 다른 투수들을 찾아야 한다.
첫손에 꼽히는 투수는 올해 신인으로 가능성을 비쳤던 왼손 투수 김택형(19)이다. 김택형은 2015년 시즌 선발과 계투를 오가며 37경기 4승 4패 2홀드 평균자책점 7.91을 기록했다. 투구 내용이 신인 치고 나쁘지 않았다. 보스턴 계투로 활약했던 일본 투수 오카지마 히데키(요코하마)와 비슷하게 고개를 푹 숙이는 '인사 투구폼'을 보여 줬으나 후반기 들어서는 포수 미트를 똑바로 바라보며 투구 밸런스를 잡았고 구속도 150km 가까이 던질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양현종(KIA) 느낌을 주는 왼손 유망주라 팀 내에서 기대가 크다.

공격적인 투구로 데뷔 첫해 호평을 받았던 2년째 오른손 투수 하영민(20)도 있다. 왜소한 체구와 달리 새내기 답지 않은 제구력으로 2014년 가능성을 보여 준 하영민은 올해 퓨처스리그에 오랫동안 있다가 지난 9월 23일 목동 SK전에서 6이닝 6피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선발승을 거뒀다. 빠른 공을 던지기보다 타자를 상대로 공격적인 투구를 펼친다는 점이 하영민의 장점이며 빠른 견제 동작도 일품이다. 기본기를 잘 갖춘 투수라 발전 가능성이 높다.
아직 실적은 뚜렷하지 않지만 히어로즈 팜에는 미완의 대기가 많다. 2015년 1차 지명인 오른손 투수 최원태(18)나 김해수(19) 등도 넥센이 주목하는 유망주들이다. 2014년 고교생 가운데 서울 지역 최고 계약금(3억 5000만 원)을 받으며 큰 기대 속에 입단한 최원태는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9경기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했다. 32⅔이닝 동안 20볼넷으로 아직 제구는 불안한 편이지만 볼 끝이 묵직하다.
김해수는 퓨처스팀에서 선발로 점찍고 키우는 데 집중했다. 퓨처스리그 성적은 9경기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10.13으로 좋지 않지만 이는 여러 구종을 장착하며 실험하다 보니 생긴 결과다. 김해수는 “고등학교 때까지 포심 패스트볼-슬라이더 투 피치 스타일이었다면 올해는 투심-포크볼-커브를 연습하며 무기가 많은 투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이현승(두산)의 트레이드 반대 급부였던 왼손 투수 금민철(29), 상무 제대 후 합류한 오른손 투수 김상수(28) 등도 선발 후보로 꼽을 수 있다. 금민철은 2010년 전반기 히어로즈의 에이스 노릇을 했으나 공익 근무 소집 해제 후 아직 풀타임 활약을 보여 주지 못했다.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꺾이는 컷 패스트볼이 금민철의 주 무기다. 김상수의 경우 일찍부터 '탈 퓨처스급' 기량을 보였으나 1군에서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금민철, 김상수 등은 어느덧 우리 나이 서른이 되는 만큼 1군에서 확실한 실적이 필요하다.
굳이 선발로 쓰지 않더라도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후보를 많이 키우는 것은 늘 중요하다. 캠프에서 선발 보직을 염두에 두고 한계 투구 수를 올릴 경우 이 투수가 시즌 때 선발로 뛰지 못하더라도 계투로 보직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계투에 맞춰 한계 투구 수를 설정하면 이 투수를 선발로 돌릴 경우 십중팔구 팔에 무리가 가거나 최악의 경우 빨리 '시즌 아웃'된다. 그래서 거의 모든 지도자들은 '투수는 많을수록 좋다. 특히 선발 후보는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다'는 생각을 이야기한다.
수술대에 오른 한현희는 적어도 2016년 선발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없다. 그렇다면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예비 선발 후보를 준비해 두는 것은 분명 넥센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 선수는 반드시 잘할 것이다'는 부담을 선수들에게 강제로 주입할 필요는 없다. 다만 선수들이 스스로 '주력 선수들의 빈자리를 내가 어떻게 메울 것인가'라는 생각으로 2016년 시즌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둥 투수들의 잇단 공백으로 투수를 '키워 써야 하는' 넥센. 그들의 '투수 농장'에서 누가 '우수 작물'이 될 것인가.
[사진1] 한현희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사진2] 하영민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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