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겔 등용한' 버드, 진짜는 진짜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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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시절 '백인의 우상'으로 불리며 미국 프로 농구(NBA) 역대 최고의 스몰포워드로 활약했던 래리 버드 현 인디애나 페이서스 회장은 미국 농구계에서 걸물로 평가 받는 사람이다. 누구보다 눈부신 선수 생활을 보냈고 지도자와 경영자로도 승승장구했다. 1997년 인디애나 감독직을 맡은 버드는 그해 팀을 58승 24패 승률 0.707로 이끌며 올해의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당시 미국 언론은 버드(Bird)라는 이름이 새라는 뜻을 지닌 것에 빗대 '버드의 군대가 높이 날았다(Bird's troops fly high)'라고 표현했다.
'감독' 버드는 3년 동안 인디애나를 동부 콘퍼런스 강호로 이끌었다. 플레이오프에서 시카고 불스와 마이애미 히트, 뉴욕 닉스 등에 밀려 NBA 파이널 진출은 단 한 번밖에 없었지만 해마다 50승 이상이 가능한 팀으로 군림했다. 2000년 건강 문제로 감독직에서 물러난 버드는 3년 뒤 인디애나 '회장님'으로 돌아왔다. 많은 이들이 '회장' 버드의 가장 큰 작품으로 5년 전 프랭크 보겔 감독의 등용을 꼽는다. 그는 2011년 짐 오브라이언 감독을 대신해 보스턴 셀틱스의 비디오 분석관 출신인 보겔을 감독 대행으로 올렸다. 버드는 그해 7월 보겔과 정식 계약을 맺고 새로운 '페이서스호'의 출항을 알렸다.
오브라이언이 물러난 뒤 후임자가 누가 될 것이냐에 대해 설왕설래가 많았다. 아무도 보겔이 정식 감독으로 승격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임시 감독' 성격으로 새 감독이 오기 전까지 분위기를 수습하는 선에서 임무가 끝날 것이라고 봤다. 언론에서는 부임 2년 만에 클리블랜드를 NBA 파이널로 이끈 마이크 브라운을 강력한 후보로 보도했다. 브라운은 '잠룡'이었고 보겔은 검증되지 않은 신인이었다.

큰 흐름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빠른 상황 판단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보겔 감독의 '전략적 유연성'은 지난 시즌에도 빛을 발했다. 보겔 감독은 '1옵션' 폴 조지가 부상으로 6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상대 특성에 따라 선발 라인업을 수시로 바꿔 가며 38승을 올렸다. 전문가의 시즌 전 예상을 크게 웃돌며 팀을 플레이오프 진출 직전까지 이끌었다.
타이 브레이커 규정에 따라 브루클린 네츠에 동부 8번 시드를 내줬으나 인디애나 팬들은 보겔 감독의 지도력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2년 전에는 동부 콘퍼런스 1위에 오르며 헹가래를 받기도 했다.
버드는 보겔의 감독 데뷔 2년째인 2012년에 올해의 경영인에 뽑혔다. 이로써 그는 NBA 역사상 처음으로 올해의 신인, 올해의 선수, 올해의 감독, 올해의 경영인을 석권한 사람이 됐다. 마지막 4번째 퍼즐을 맞추는 데 '보겔의 발견'이 크게 한몫했다. 진짜가 진짜를 알아본 덕분에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을 수 있었다. 자신도 하늘이 내린 인재였지만 그보다 더 빼어난 재능은 사실 '인재를 알아보는 눈'이다.
[사진] 래리 버드(위), 프랭크 보겔 ⓒ Gettyimages관련 추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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