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송경택 영상 기자] 로건 폴(26, 미국)은 성공한 유튜버다. 구독자가 2300만 명이나 된다. 미국에서 구독자 순위 70위 안에 든다. 우리나라 JYP 엔터테인먼트 채널(2030만 명)보다 많은 구독자를 갖고 있다.
또다시 '떡상(어떤 수치 등의 급격히 상승하는 걸 뜻하는 인터넷 은어)' 기회를 잡았다. 50전 50승 레전드 복서와 주먹을 맞댈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폴은 오는 7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 하드락스타디움에서 플로이드 메이웨더(44, 미국)와 복싱 대결을 펼친다.
일단 성공이다. 전 세계가 관심을 보인다. 미국에서도 돈을 내야만 볼 수 있는 페이퍼뷰(PPV) 경기다. 가격은 49.99달러(약 5만6000원)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생중계된다. 스포티비 온(SPOTV ON)과 스포티비 나우(SPOTV NOW)에서 7일 오전 9시부터 시청할 수 있다.
폴은 구독자 확보를 위해 물불 안 가려 왔다. 2017년 12월 자살 명소로 유명한 일본 주카이 숲에 들어가 목을 매달고 죽어 있는 시체를 찍어서 유튜브에 올리기까지 했다. 당연히 논란의 대상이 됐고 영상은 삭제됐다. 그러나 소기의 목적은 이뤘다. 전 세계에 이 사건을 조명한 기사가 퍼졌다.
'2300만 유튜버' 폴과 '50전 50승 무패 레전드 복서' 메이웨더의 경기는 프로 전적이 남지 않는 시범 경기다. 물론 KO로 끝날 수 있다. 경기가 한쪽으로 심하게 기울면 주심(Referee)이 재량껏 경기를 중단한다.
판정으로 승패를 가리진 않는다. 부심(Judge)이 아예 배정되지 않기 때문에 채점이 없다. 그러나 '만에 하나' 폴이 3분 8라운드 동안 살아남으면 실질적인 승자로 평가받을 수 있다.
폴의 계약 체중은 190파운드(약 86.2kg), 메이웨더는 160파운드(약 72.6kg)다. 헤드기어는 쓰지 않는다. 글러브는 12온스(340g)를 사용하기로 했다가 10온스(283g)로 바꿨다.
룰이 어떻든 메이웨더가 압도할 것이라는 예상이 주를 이룬다. <스포츠타임> 유튜브 채널 설문조사에서도 5일 오후 2시 현재, 국내 팬 응답자 7만7000명 중 82%가 메이웨더가 KO로 이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이웨더가 KO로 진다는 예상은 9%, 8라운드까지 가 승패 없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예상은 9%였다.
폴은 잃을 것이 크게 없다. 경기 내용이 어떻든, 레전드와 싸웠다는 이력이 평생 남는다. 유튜버로서 인지도는 더 올라가니까 구독자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프로 유튜버답게 끝까지 '어그로'를 끈다. "그가 잡히는 장면을 상상해 봐라. 그의 모든 업적이 무너지는 일 아니겠나"며 "복싱에 체급이 구분돼 있는 이유가 다 있다. 내게 두려움 같은 감정은 없다. 한 명의 인간을 상대하는 데, 겁먹는 스타일이 아니다. 기술적으로 메이웨더가 위지만, 난 메이웨더보다 체격이 더 크다. 그리고 젊다. 내가 이긴다면 불가능을 가능케한 성과일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PPV 판매를 계속 유도했다. "우리 세대 최고의 복서를 꺾어 이변을 일으키려고 한다. 이 장면을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관종' 폴도 주저하는 일이 있다. 구독자 수가 크게 뛴다고 해도 종합격투기(MMA) 경기를 갖는 건, 선뜻 내키지 않는다.
폴은 4일 쇼타임과 인터뷰에서 "내가 복싱을 택한 것이 아니라 복싱이 날 택했다. 복싱이 내게 도전했고 난 그 도전을 수락했다. 복싱에 푹 빠지게 됐다. 복싱이 종합격투기보다 몸에 무리가 덜 간다. 종합격투기는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양쪽 무릎이 다 안 좋다. 상체는 강한 편이다. 통뼈다. 단단한 뼈에서 내 힘이 나온다. 하지만 종합격투기는 버겁다. 하체를 써야 하는데 무리가 간다"고 덧붙였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송경택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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