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수.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요코하마, 맹봉주 기자] 2008 베이징의 막내에서 2020 도쿄의 주장으로. 두 번의 올림픽을 경험한 김현수가 달라진 상황에서 느낀 압박감을 털어놨다. 

한국은 7일 일본 요코하마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결정전에서 6-10으로 재역전패했다. 

1회를 0-4로 시작하고도 차근차근 추격해 6-5 역전에 성공했지만 8회 마무리 오승환이 무너졌다. 불펜이 약한 도미니카공화국은 선발 자원 CC 메르세데스를 구원투수로 투입하며 한국의 기세를 꺾었다. 한국에 '약속의 8회'와 '기적의 9회'는 없었다.

김현수의 활약도 빛이 바랬다. 김현수는 2회 선두타자로 나와 추격을 시작하는 2루타를 날렸다. 박건우의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한국이 첫 점수를 뽑았다. 4회에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한국은 김현수의 홈런으로 추격 사정권에 도달했다.

5회 4득점 빅이닝에도 김현수가 있었다. 김현수는 5-5로 동점을 만든 2사 후 볼넷 출루로 다음 타자 오재일에게 기회를 연결했다. 오재일까지 볼넷으로 출루한 뒤 강백호가 역전 적시타를 때렸다. 김현수가 역전 득점을 기록했다. 

대회 7경기 30타수 12안타 타율 0.400, 홈런 3개와 7타점. 단연 한국 타선을 이끈 선수였다. 또 주장답게 대회 내내 큰 목소리로 선수들을 독려하며 밝은 분위기를 만들려 노력했다. 그러나 몸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자연스러운 흥이 묻어나온 도미니카공화국과 달리, 한국은 역전 허용 후 안색이 어두워졌다. 

김현수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많이 아쉽다. 베이징 때 막내에서 이번에는 선배로 왔다. 아무것도 모를 때와 다르게 여러 생각을 많이 했다. 좋은 결과에 대한 압박감이 있었다. 잘 이겨내지 못해 아쉽다. 많이 응원해주셨는데, 최선을 다했지만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죄송하다. 감독님 보필하지 못하고 선수들 잘 이끌지 못해서 그렇다.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야구의 세계 무대 경쟁력에 대한 질문에도 '내탓'을 말했다. 김현수는 "어린 선수들은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 잘해줬다. 처음 시작할 때 말씀드린 것처럼 선배가 돼 오고나니 부담감을 이겨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나부터 해서 그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이 더 나은 플레이를 하지 못한 것 같다. 이번에는 내가 부담감을 가지면서 좋은 본보기가 되지 못했다. 경쟁력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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