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령 20-20 달성자가 된 추신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남들이라면 한껏 기분을 낼 만한 기록이었지만, 추신수(39·SSG)는 침착했다. 더 큰 목표가 남아있기 때문에 지금의 흥분은 크게 의미를 두지 않겠다고 했다.

추신수는 5일 잠실 LG전에서 3-0으로 앞선 5회 LG 선발 이민호를 상대로 우중월 투런포를 치며 주도권을 잡아오는 결정적인 몫을 했다. 이날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8-0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이 홈런은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이미 20개의 도루를 기록 중이었던 추신수는 이 홈런으로 시즌 20번째 홈런까지 채웠다. KBO리그 역사상 54번째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이었다. 더 의미가 컸던 건 역대 최고령 기록 보유자가 됐다는 것이다. 추신수는 만 39세 2개월 22일에 이 기록을 달성해 종전 최고령 기록이었던 양준혁(만 38세 4개월 9일)을 넘어섰다.

그러나 추신수는 평소에도 20-20 클럽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세 차례 달성한 기록이기도 하지만, 굳이 기록을 보고 야구를 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밝혔다. 추신수는 이날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도 “미국에서도 세 번의 20-20을 했는데, (그 기록을) 생각하고 했던 건 아니다.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향에서 도움이 되려고 하니 그런 기록들이 쌓이고 쌓이며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더 큰 목표가 있기도 하다. 추신수는 입단 당시 “팀 우승에 보탬이 되려고 왔다”고 했다. 한창 순위 싸움이 벌어지는 지금도 이 생각은 바뀐 게 없다. 추신수는 “팀이 우승할 수 있는 보탬이 되려고 왔다”면서 “우리들이 가야 할 목표가 있고, 20-20보다도 더 큰 목표가 있다. 좋은 기록을 달성해 좋긴 하지만 아직까지 그런 기록에 들떠 있고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20홈런은 충분히 기록이 예상됐던 부분이기는 하다. 그러나 20도루는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러나 스피드보다는 상대 투수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뺏어 유유하게 들어간 경우가 많았다. 

추신수도 “많은 사람들은 나이가 들다 보면 뛰는 것에 소홀할 수 있는데 나는 여러 가지 방면에서 잘하고 싶었다. 나이가 들면 툴이 약해지는 건 사실이지만, 내가 계속 뛰고 운동하는 건 나아지기 위한 게 아니라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다보니까 이런 기록이 나온 것 같다.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 승리가 앞으로의 팀 상승세에 도움이 되기도 바랐다. 추신수는 "지난 마지막 3~4경기 정도를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무승부 경기도 있었다. 팀 분위기가 처져 있었는데 하루 휴식을 취하고 민준이도 너무나 잘 던져줬다. 이기는 것에 대해서 의미를 두고 싶다. 다음 경기에 영향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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