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김현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김현수가 팀에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더라”

류지현 LG 감독은 5일 잠실 SSG전을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발표하기 전 팀의 핵심타자이자 주장인 김현수(33)에 대해 “오늘 경기는 출전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부상 등 어두운 이유가 아니었다. 오히려 모든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아야 할 득남이었다.

김현수는 5일 출산을 지켜보고 또 아내와 함께하기 위해 병원에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축복받은 하루 중 하나였던 셈이다. 그런데 김현수는 류 감독의 축하 메시지에 배려를 감사한다고 하면서 팀에 미안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출산 때문에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김현수는 출산이 임박해서도 계속해서 경기에 뛸 수 있는 일정을 짜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6일까지 잠실에서 SSG와 경기를 치르고, 7일에는 광주로 이동해 KIA와 상대한다. 김현수는 개인적인 광주 이동이 된다면, 어쩌면 경기에 결장하지 않고 출산을 지켜볼 수도 있었을 것이라 계산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예정일이 당겨지는 바람에 5일 경기에는 나서지 못했다. 

그런 김현수를 바라보는 류 감독의 심정도 다소 복잡한 듯했다. 주장으로서, 팀의 핵심으로서의 책임감이 고마웠을 것이다. 류 감독은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김현수는 6일 경기부터는 정상적으로 출전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김현수의 올 시즌 성적은 세간의 기대에 다소 못 미칠지도 모른다. 3할을 기본으로 친다는 김현수의 올해 타율은 5일 현재 0.286이다. 출루율과 장타율 모두 지난해보다는 떨어진다. 그러나 김현수에 대한 팀 내의 신뢰는 여전히 절대적이다. 그라운드 안은 물론 밖에서 보여주는 모범적인 자세와 후배들을 이끄는 리더십은 숫자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김현수도 현재 팀 상황이 급박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개인적인 사정으로 경기에 빠지는 것을 원치 않았을지 모른다. 가족과 개인사를 더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요즘 시대지만, 팀에 대한 책임감도 외면하기 어려운 위치였다. 

LG가 5일 경기에서 이겨 그런 주장의 고민을 덜어줬으면 좋았겠지만, 김현수의 빈자리는 꽤 커 보였다. LG는 SSG 선발 최민준을 공략하지 못하고 끌려간 끝에 0-8로 졌다. 타선이 빈타에 시달렸고, 승부처에서 경기를 따라갈 만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선두 kt와 경기차도 4경기로 조금 벌어졌다. 개인적으로 기쁜 소식을 받아든 캡틴이 돌아올 6일에는 좋은 기운을 공유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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