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공수주에서 알토란같은 역할을 해내고 있는 SSG 오태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SSG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8-0으로 이겼다. 선발 최민준의 7이닝 무실점 역투, 그리고 추신수의 KBO리그 역대 최고령 20홈런-20도루 클럽 달성 등 회제가 많았지만 숨은 공신들도 빼놓을 수 없었다.

이날 2번 타자로 출전한 오태곤, 그리고 1회 몸에 맞는 공으로 빠진 최정의 자리를 대신한 김찬형, 최민준의 '인생투'를 도운 포수 이재원이었다. 오태곤은 3타수 1안타 2볼넷 2득점을 기록하며 1번 추신수, 3번 최주환과 완벽한 하모니를 이뤘다. 김찬형은 도망가야 할 타이밍에서 나온 두 차례의 희생번트를 완벽에 가깝게 성공시키며 ‘번티스트’의 면모를 과시함과 동시에 9회에는 쐐기 솔로포까지 터뜨렸다.

오태곤은 1회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와 3루를 연거푸 훔쳐 LG 배터리의 시선을 흔든 끝에 홈을 밟았다. 경기 초반의 중요한 장면이었다. 1-0으로 앞선 3회에는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최주환의 2루타 때 빠르게 베이스를 돌아 홈까지 들어왔다. 김찬형은 3회와 5회, 각각 무사 2루 상황에서 완벽하게 번트를 성공시켜 추가점을 발판을 놨다. 공격에서 두 선수가 없었다면 SSG가 쉽게 이기지 못할 경기였다.

김원형 SSG 감독도 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전날 경기를 돌아보며 두 선수의 활약에 흐뭇한 미소를 드러냈다. 김 감독은 “만약에 중요한 상황에 번트 타이밍에 대타를 쓴다고 하면 김찬형이다. 그만큼 팀에서 번트는 제일 잘 대는 선수다. 대구에서 풀카운트에서 번트를 성공시킨 적도 있다”고 했다. 김찬형은 올해 9개의 희생번트를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모두 성공시켰다.

오태곤에 대해서는 미안함과 신뢰를 같이 드러냈다. 사실 오태곤은 추신수가 영입되기 전까지만 해도 고종욱 정의윤과 더불어 주전 좌익수를 놓고 경쟁하던 선수였다. 그중에서도 오태곤은 1루 수비까지 소화할 수 있어 활용도가 가장 높기도 했다. 그러나 추신수가 영입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수비와 주루에서 요긴하게 쓸 수 있으니 2군으로 내려가지는 않았지만, 대신 1군에서 계속 백업으로만 뛰었다.

김 감독은 오태곤이 참고 인내한 시간에 대해 고마워했다. 김 감독은 “태곤이가 마음고생이 많이 심했을 것이다. 어떻게 하다 보니 수비 위주의 백업 선수가 됐다. 타격 출장 기회도 적었다. 대타로 나가면 타자들이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수비는 1루나 외야에서 안정적인 선수인데, 많은 분들이 기대하는 건 공격을 잘해줬으면 하는 것이니 힘든 시즌이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이어 “얼마 전에 창원에서 이런 생각이 들더라. 이정범이나 이현석, 최항과 같은 선수들이 올라와서 몇 경기 눈부시게 해줬다. 이런 것들을 보면서 오태곤은 2~3경기 꾸준하게 스타팅 기회를 못 받았던 느낌이 들었다. 태곤이도 한 번 기회를 주면 어떨까 싶었다”면서 “어쨌든 지금 태곤이가 알토란같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태곤이도 힘들었지만, 지금 같은 모습 보이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선수라는 생각이 든다”고 신뢰를 숨기지 않았다.

최민준의 호투에 대해서도 포수 이재원의 좋은 리드가 있었다고 칭찬했다. 김 감독은 "재원이한테 중간에 6-0이니까, 조금 더 과감한 리드를 주문했다. 재원이가 포심보다 커터 제구가 더 좋다고 해서 커터를 많이 썼다. 어제는 재원이가 민준이의 제일 좋은 볼들만 많이 사용했다"고 볼 배합도 역투의 요인 중 하나였다고 분석했다. 최민준도 5일 경기 후 이재원의 리드를 고마워했다.

세 선수는 6일 LG와 더블헤더 1경기에서도 나란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재원이 안방을 지키는 가운데 오태곤은 선발 좌익수로, 김찬형은 전날 오른 팔에 공을 맞아 통증이 남아있는 최정을 대신해 선발 3루수로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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