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정적인 수비로 팀 역전승의 발판을 놓은 오지환(왼쪽)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LG는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와 더블헤더 1경기에서 초반 고전하고 있었다. 선발로 등판한 이우찬의 제구가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존이 다소 좁아보이는 것도 있었지만 공이 다소 높게 들어가는 점도 분명히 있었다. 1회에 최주환에게 적시타를 맞은 뒤 2사 만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고, 0-1로 뒤진 2회에는 4사구가 빌미가 된 2사 만루 위기에서 결국 백승현으로 교체됐다. 5일 경기에서 무기력하게 패했던 LG는 타선도 살아나지 않는 양상이었다.

4회 서건창의 솔로홈런으로 동점을 만들기는 했지만 SSG 선발 이태양의 투구는 비교적 견고한 편이었고, 불펜을 먼저 일찍 동원한 LG로서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형국이었다. 여기에 부상에서 복귀한 뒤 4회 등판한 앤드류 수아레즈가 5회 다소 흔들렸다.

선두 추신수에게 우전안타를 맞았고, 1사 후 최주환에게도 우전안타를 맞아 1,3루에 몰렸다. 여기서 김강민의 타구가 외야로 빠져 나가려는 상황이었다. 만약 이게 빠졌으면 다시 리드를 내주는 그림. 그러나 여기서 오지환이 어느새 달려와 몸을 날려 공을 건져냈고, 이를 병살타로 연결하는 호수비를 펼치며 LG와 수아레즈를 위기에서 건져냈다.

경기 흐름과 향후 수아레즈의 일정에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수비였다. 동점 상황을 지켰고, 되도록 실점 없는 기분 좋은 상황에서 복귀전을 마칠 필요가 있었던 수아레즈도 도와줬다. 수아레즈는 경기 후 "오지환은 항상 멋진 수비로 나를 비롯한 우리 투수들을 도와주는 선수이다. 특히 오늘 더블플레이는 승부처에서 실점을 막고 이닝을 종료할 수 있었던 아주 고마운 플레이였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 수비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LG는 5회 반격에서 2사 후 김현수가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서건창 오지환 김현수라는 베테랑들이 역전을 만들었다면, 리드를 확장시킨 건 신예 선수들의 몫이었다. 2사 후 집중력이 대단했다. 2-1로 앞선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문보경이 우전안타를 친 것이 시발점이었다. 이어 이영빈이 우중간 2루타를 쳤고 문보경이 혼신을 힘을 다해 베이스를 돌아 홈에 먼저 들어왔다. 

정우영 고우석이 버티는 LG 불펜의 무게를 생각했을 때 1점 리드와 2점 리드는 차이가 컸다. 올해가 KBO리그 1군 데뷔 시즌인 두 어린 선수들이 힘을 낸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선발 2루수로 출전한 이상호가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쳐 이영빈까지 홈으로 불러들였다. 결국 LG는 4-1로 이기고 한숨을 돌렸다. 물론 경기 내용이 화끈한 건 아니었지만, 더블헤더 1경기는 내용과 별개로 승리가 중요하다. 경기 중·후반 신구조화가 잘 이뤄진 LG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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