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2010년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손연재(22, 연세대)는 어느덧 시니어 7년째 선수가 됐다. 어린 시절부터 손연재와 경쟁을 펼친 이들 가운데 매트를 떠난 이들도 있다. 몇몇 러시아 선수들은 자국의 치열한 경쟁에서 떨어지며 모습을 감췄다. 또한 부상으로 선수 활동을 이어 가지 못한 이들도 있다.

손연재는 꿋꿋하게 7년이라는 세월을 걸어왔다.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많았지만 강인한 정신력으로 이겨 냈다. 고질적인 발목 부상은 늘 그를 괴롭힌다. 이번 모스크바 그랑프리 대회에서도 손연재는 양쪽 발목에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나섰다.

손연재는 20일(이하 한국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드루즈바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린 2016년 리듬체조 모스크바 그랑프리 개인종합 및 종목별 예선 둘째 날 곤봉 18.366점 리본 18.166점을 받았다. 후프(18.066)와 볼(18.366) 점수를 합친 총점 72.964점을 기록한 손연재는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4종목에서 모두 18점대를 넘어선 점이 고무적이었다. 이번 그랑프리 대회는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시리즈를 앞둔 시험 무대다. 대부분 선수들은 모두 새 프로그램 적응 때문에 완벽한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손연재도 월드컵 대회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새 프로그램에 적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개인종합에서 그는 큰 실수를 피했다. 손연재는 오랜 선수 생활로 노련미가 쌓였다. 큰 실수를 피해 가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실수가 나왔을 때 대처하는 임기응변도 뛰어났다.

그리고 올 시즌 난도를 높인 점이 이번 대회에서 빛났다. 장기인 포에테 피벗을 돌 때 한쪽 다리를 구부리지 않고 곧게 편 상태로 회전했다. 또한 프로그램의 경쾌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댄스 스텝을 많이 넣었다. 이러한 점은 지난해와 비교해 한층 빠르고 역동적인 프로그램으로 완성됐다.

이 대회에서 손연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 후보인 마르가리타 마문(20, 러시아)을 처음 이겼다. 마문은 아직 새 프로그램에 적응이 덜 된 듯 후프와 리본에서 큰 실수를 했다. 객관적으로 볼 때 마문이 실수를 하지 않고 완벽한 경기를 펼치면 손연재가 이기기 어렵다. 마문은 자신의 독창적인 기술은 물론 각 종목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 뛰어난 표현력을 가졌다. 이번 대회 은메달은 손연재에게 자신감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올림픽이 열리는 해를 앞두고 새 프로그램에 고민한 그의 노력은 이번 대회에서 나타났다. 집중력은 한층 좋아졌고 표현력도 성숙해졌다. 지난달 열린 국가 대표 1차 선발전을 마친 손연재는 "아직 기술적으로나, 작품이나 곤봉 음악도 그렇고 조금 더 댄스 스텝도 꽉꽉 채워야 한다. 이번 시즌 목표는 1분 30초 안에 1초라도 빈 곳이 없게 템포를 빠르게 하고 알찬 작품 구성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손연재의 목표대로 지금보다 빈 곳이 없는 프로그램을 만들 경우 18점대 중반까지 노릴 수 있다.

모스크바 그랑프리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건 손연재는 21일 열리는 종목별 결선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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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손연재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사진2] 모스크바 그랑프리 개인종합 시상식 손연재(오른쪽) 알렉산드라 솔다토바(가운데) 아리나 아베리나 ⓒ 유튜브 화면 캡쳐

[사진3] 손연재(가운데) 마르가리타 마문(오른쪽) 알렉산드라 솔다토바(왼쪽)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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