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가 1위를 탈환하고도 일주일 수성에 실패하며 우승 좌절 위기를 맞이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창원, 박성윤 기자] 1위 탈환까지는 그림이 좋았다. 드라마 같은 역전극이 써질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스스로 기회를 날리고 있다. 이제 수성은 끝났다.

지난 22일과 2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는 드라마를 썼다. 1위를 줄곧 달리는 kt 위즈를 만났고, 4-2, 4-0으로 2연전을 싹쓸이로 장식했다. 2위였던 삼성은 1위를 탈환했다. 지난 5월 21일 이후 155일 만에 오른 단독 1위다.

흐름은 삼성에 기우는 듯했다. 잔여 경기가 적은 삼성은 선발투수를 골라서 보낼 수 있었다. 야수진 체력 관리도 다른 팀과 비교했을 때 쉬웠다. 반면 1위를 내준 kt는 NC 다이노스와 더블헤더를 포함해 많은 일정을 앞두고 있었다. 삼성이 5할 승률을 기록하면 kt는 8할 이상으로 달려야 했기에, 삼성의 정규 시즌 우승 가능성이 커 보였다.

그러나 1위 탈환 후 삼성에는 승리가 없다. 24일 SSG 랜더스와 경기에서 3-3 무승부를 거뒀고, 27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3-8로 졌다. 이어 NC와 최종전 직전에 1-3으로 졌다. 그사이 kt가 다시 따라붙었다. kt는 키움을 두 번 만나 1승 1패를 기록했다. 이어 NC와 더블헤더 포함 3연전에서 1승 1무 1패로 선전했다.

허삼영 감독은 kt를 추격하던 지난달 1위 탈환의 기회가 한 번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묵묵히 좋은 페이스로 승수를 쌓으며 kt와 조금씩 격를롤 좁혀갔다. 끝내 kt와 2연전을 다 잡으며 기회를 잡았다. 정규시즌 우승이 삼성으로 기우는 듯했다. 4경기에서 5할만 하면 유력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타이브레이크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릴 NC 다이노스와 경기는 삼성 올 시즌 최종전이다. 경우의 수는 간단하다. 삼성이 이기면 2위를 확보한다. kt가 인천에서 SSG를 상대하는데, kt도 이기면 3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타이브레이크가 열린다. 삼성이 진다면, kt, LG의 패배를 동시에 바라야 한다. 그러면 kt와 타이브레이크가  펼쳐진다.

30일 최종전은 1위 탈환으로부터 정확하게 일주일이 흐른 뒤다. 이제 삼성이 이기지 못하면 허 감독이 말한 "기회"를 발로 차는 꼴이 된다.

그동안 왕조에 어울리지 않는 '비밀번호' 성적으로 스스로 부끄러운 시즌을 4년 동안 보냈다. 포스트시즌 진출로 비밀번호 암흑기는 날려버렸다. 그걸로 올 시즌을 위로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정규 시즌 우승, 한국시리즈 직행 기회를 거의 다 잡은 상황이었다. 이를 발로 차버린다면 두고두고 후회되는 시즌으로 기억 남을 수 있다. 자력으로 잡은 기회를 무기력하게 놓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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