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을 끝으로 정들었던 SSG 유니폼을 벗는 제이미 로맥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제이미 로맥(35·SSG)은 SSG의 구단 역사뿐만 아니라 KBO리그의 외국인 타자 역사에서도 꽤 족적이 큰 선수다. 

2017년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로맥은 올해까지 1군 통산 626경기에 나가 155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SSG 외국인 선수로는 단연 홈런 1위고, KBO리그 역사를 통틀어서도 로맥보다 홈런을 더 많이 친 외국인 선수는 타이론 우즈(174개)와 제이 데이비스(167개) 단 두 명이다. 

단명하는 외국인 선수가 수두룩한 세계에서 로맥은 특유의 장타력과 성실함, 그리고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선수단에 녹아드는 모습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5년차가 된 올해는 마치 한국인 선수와도 같았다. 동양 정서를 이해했고, 이를 멀리하기보다는 스스로 그 속에 들어갔다. 외국인 선수로는 드물게 더그아웃의 치어리더 몫을 해주기도 했다. 

그러나 만남이 있으면 작별의 시간도 있는 법. 지난해 후반기 맹활약으로 극적인 재계약 티켓을 따낸 로맥은 올 시즌을 끝으로 ‘SSG 선수’로서의 명함을 반납할 예정이다. 올해 107경기에서 타율 0.225, 20홈런, 52타점에 그친 로맥은 심지어 최근에는 목 디스크 증상으로 팀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SSG는 재계약을 포기하고 다른 외국인 타자 후보를 일찌감치 리스트업하고 있다.

로맥의 재계약 불발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됐던 일이다. 관심은 로맥이 선수 경력을 여기서 마무리할지에 쏠린다. 로맥은 내년에 만 36세가 된다. 다른 리그에서 프로선수로서 뛰기는 많은 나이다. 아직 로맥이 공식적으로 자신의 거취를 밝힌 적은 없으나 곧 스스로 표명할 자리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안팎에서는 “은퇴를 결심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마지막 시즌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좋은 기억이 많았던 KBO리그다. 로맥은 마이너리그 생활이 길었고 일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실패의 경험이 더 많았던 선수다. 그러나 KBO리그에서는 팬들의 사랑을 한껏 받으며 선수 경력을 보낼 수 있었고, 스스로도 책임감 있는 태도로 국내 선수들의 귀감이 됐다. 팬들도 로맥과 그의 가족들에게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줬다.

더 이상 선수는 아니지만, 다른 영역에서 SSG와 인연을 이어 갈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SSG는 현재 2군에 외국인 지도자들을 대거 배치하고 육성을 맡기는 새로운 시스템을 시도하고 있다. 꼭 코치가 아니더라도 로맥이 중간 다리가 될 일이 있을 수도 있다. 혹은 구단 프런트를 도울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 

SSG도 여러 방면에서 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자리를 만들기 어려울 수 있어도 로맥이라는 보기 드문 경력의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는 건 나쁘지 않다. 계속해서 끈을 이어 갈 것이라 내다볼 수 있다. 현재 로맥은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며 동료들을 돕고 있다. 30일 최종전(인천 kt전)에서 팬들과 인사할 수 있는 시간과 접점 정도는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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