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에서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고종욱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가 시즌 종료와 함께 대규모 재계약 불가 리스트를 발표했다. 그간 팀에 큰 공헌을 했던 선수들도 몇몇 포함됐다. 아픈 일이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더 많이 주겠다는 프런트의 의지가 강력하게 반영됐다.

SSG는 “내년 시즌을 대비해 일부 선수 재계약 불가를 통보하고 선수단 정비를 단행했다”면서 “신재웅을 비롯한 투수 8명과 정상호, 정의윤, 고종욱을 포함한 야수 7명 등 총 15명의 선수에게 방출 의사를 전달했다”고 31일 공식 발표했다.

이번 방출 선수 리스트에 포함된 선수는 강지광 김찬호 김표승 신재웅 정수민 정영일 최경태 허웅(이상 투수 8명), 정상호(포수), 권혁찬 최수빈(이상 내야수 2명), 고종욱 김경호 이재록 정의윤(이상 외야수 4명)이다. 

이번 재계약 불가 명단은 프런트 주도로 일찌감치 완성됐고, 시즌이 끝난 뒤 한꺼번에 발표한다는 계획이었다. 일부 베테랑 선수들은 약간 빨리, 나머지 선수들은 31일 오전 통보했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이름은 역시 고종욱 정의윤이다. 각각 트레이드를 통해 입단한 두 선수는 SSG 외야에서 주전급 선수로 뛰었다. 실제 올해 2월 제주 스프링캠프 당시 오태곤과 함께 주전 좌익수를 노리던 선수들이었다. 올해도 정의윤은 1군에서 62경기, 고종욱은 88경기에 뛰었다. 

정의윤은 2015년 입단 후 팀의 4번 타자 문제 해결에 일조한 선수고, 고종욱은 2019년 137경기에서 타율 0.323을 기록하며 전력에 큰 보탬이 됐다. 두 선수 모두 타격에서 다소간 하락세를 타고 있었지만 베테랑의 가치가 있었다. 두 선수 중 하나라면 모를까, 한꺼번에 로스터에서 제외한 건 나름의 결단이 필요했다. 

방출 명단을 짤 때 항상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지만, SSG로서는 미래에 방점을 찍었다. 베테랑 선수들을 덜어내야 그만큼 젊은 선수들이 뛸 공간이 마련된다는 것이다. 베테랑 선수들이 1군에서 빠져 2군에 가면 컨디션 유지 차원에서 계속된 출전 시간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2군 선수들의 출전 기회도 줄어들고, 자연히 육성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팀 외야 최고 코어 유망주인 김창평은 입대가 예정되어 있지만, SSG는 정의윤을 대체할 우타 외야 자원으로 유서준 김규남, 고종욱을 대체할 좌타 외야 자원으로는 이정범 오준혁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한 기대만큼 성장이 더딘 20대 초·중반 선수들도 정리했다. 예전에는 미련 때문에 붙잡고 있었을 법한 선수들도 있지만 SSG는 과감하게 정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런 기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 이상 '이름값'이나 '젊은 나이'만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시사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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