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쉬운 포구를 보인 장승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상대를 잘 제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큰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하고 그 다음을 보는 것이다. 그러지 못한 두산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한 판에 끝내지 못했다.

두산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키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4-7로 졌다. 4위로 포스트시즌에 온 두산은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준플레이오프에 갈 수 있는, 여전히 유리한 위치다. 그러나 1차전에서 나온 경기력의 보완도 필요해 보였다.

2-2로 맞선 8회가 그랬다. 두산이 가을무대에서 상대적으로 장점을 갖던 수비가 흔들렸다. 물론 8회 김재환의 동점 투런포가 나와 이 8회에서의 2실점이 팀의 패배로 직결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경기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했다. 다시 나와서는 안 될 어수선함이었다.

네 번째 투수로 오른 이영하가 선두 이용규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김혜성과 풀카운트 승부에서 1루 주자 이용규가 뛰었고, 베이스커버에 들어가던 김재호가 지키던 유격수 자리를 뚫어버렸다. 주자가 뛰는 것을 보고 2루에 들어가던 김재호로서는 다소 운이 없었던 상황이었다. 

이영하는 이정후에게 볼넷을 내주고 무사 만루에 몰렸다. 두산은 그 다음이 문제였다.

박병호의 좌익수 희생플라이가 나왔다. 3루 주자 이용규는 여전히 걸음이 빠른 주자다. 일단 홈으로 들어오는 건 문제가 없었다. 두산도 3루수 허경민이 박계범이 커트를 했다. 그리고 3루에 커버를 들어간 김재호에게 던졌다.

타이밍은 아슬아슬했지만 김재호가 접촉 과정에서 공을 정확하게 포구하지 못했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는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김재호가 공을 너무 느긋하게 쫓았다. 그 사이 1루까지 돌아갔던 이정후가 곧바로 2루로 뛰었다. 3루에서 주자를 못 잡았다고 해도, 이정후에게 2루를 허용하면 안 됐다.

2-3로 뒤진, 이어진 1사 만루에서도 아쉬운 수비가 나왔다. 김웅빈이 얕은 좌익수 뜬공을 쳤다. 보통이라면 3루 주자가 태그업하지 않는 거리. 그러나 발 빠른 김혜성이 승부를 걸었고, 김재환도 급히 러닝스로우로 송구했다.

공이 데굴데굴 구르기는 했지만 커트맨은 승부가 된다는 판단 하에 공을 흘렸고, 공은 포수 장승현에게 먼저 닿았다. 그런데 장승현이 이걸 포구하지 못하고 옆으로 흐르면서 김혜성이 홈을 밟았다. 정상적인 포구를 했다면 잡아낼 수도 있었던 상황이 더 아쉬웠다. 두산 동료들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선발 매치업이나 객관적인 전력을 봤을 때 2차전도 빡빡한 승부가 예상된다. 두산으로서는 더 이상 수비에서 문제가 생겨서는 안 된다. 이제 두산도 벼랑에 몰린 만큼 수비 실수 하나가 치명상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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