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에서의 화려한 경력으로 관심을 모았던 맷 윌리엄스 감독이 결국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했다. 외국인 감독이 항상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례로 KBO리그 역사에 남을 전망이다.

KIA는 1일 보도자료를 내고 “1일 맷 윌리엄스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했다”면서 “KIA는 윌리엄스 감독과의 상호 합의를 통해 올 시즌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 및 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실상 경질이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KIA 사령탑에 오른 윌리엄스 감독은 미국에서의 화려한 경력 덕에 큰 주목을 받았다. 현역 시절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 중 하나로 이름을 날린 윌리엄스 감독은 워싱턴 감독 재직 시절에는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하는 등 걸출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KBO리그에 온 외국인 감독 중 가장 화려한 프로필을 자랑했다.

그러나 2년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지도력에 의문이 붙었다. 야구계 일각에서는 “메이저리그 감독 특유의 선진적인 시즌 운영을 기대했는데 뚜렷한 철학이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올해는 양현종의 이탈로 전력 약화가 어느 정도 예상된 상황이었지만, 전반적인 선수단 운영에서 확실한 개선점과 미래를 대비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편으로는 자기 고집이 강해 생각보다 유연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야구계 안팎에서 꾸준히 있었다. 이는 결국 분위기 쇄신을 원했던 KIA의 경질 결정으로 이어졌다.

외국인 감독 성공의 역사에도 제동이 걸렸다.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은 ‘노피어’ 야구로 구도 부산에 신바람을 일으켰다. 비록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으나 당시 야구는 롯데 팬들에게 여전히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트레이 힐만 전 SK(현 SSG) 감독은 2017년 부임해 2018년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윌리엄스 감독,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 래리 서튼 롯데 감독까지 리그에는 외국인 감독 바람이 불었다. 그러나 외국인 감독이라 해도 확실한 철학과 리그 적응이 없다면 슈퍼맨이 아니라는 것이 윌리엄스 감독의 경질로 증명됐다. KIA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새 감독을 선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