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한현희 ⓒ 잠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키움 홍원기 감독은 1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마치고 선발 안우진을 7회 실점 후에 바꾼 점을 후회했다. 경기 전만 해도 정규시즌보다 한 템포 빠른 투수 교체를 하겠다고 했는데, 막상 경기가 시작되고 보니 안우진의 구위가 너무 압도적이어서 교체를 주저했다고 밝혔다. 

2일 2차전을 앞두고는 다시 한 번 전날 발언을 상기시키면서 투수 교체 타이밍이 분명 정규시즌과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선발 정찬헌을 내린 시점까지만 그랬다. 

정찬헌은 기대와 달리 1회부터 실점했다. 선취점을 내주는 과정에서는 우려했던 요소들이 모두 현실이 됐다. 정찬헌의 왼손타자 상대 약점이 초반부터 드러났다.

정찬헌은 오른손타자 상대로 피안타율 0.244, 피출루율 0.304를 기록한 반면 왼손타자에게는 피안타율 0.332, 피출루율 0.366으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1회 첫 상대였던 좌타자 정수빈은 3구 삼진으로 잘 잡았지만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볼넷을, 김재환에게 2루타를 내주면서 위기에 놓였다. 정찬헌은 정규시즌 5타수 1안타로 강했던 양석환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빼앗겼다. 

2회에는 1사 1, 2루에서 두 번째 투수 한현희가 등판했다. 미리 준비한 '+1'이었다지만 최적의 타이밍은 아니었다. 사이드암투수 한현희가 시작부터 왼손타자들을 연달아 만나야 했다. 

정규시즌 왼손타자 상대 피안타율 0.290을 기록했던 한현희는 정수빈과 페르난데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주자 2명이 더 들어오면서 0-4로 점수 차가 커졌다. 

한현희는 3회를 삼자범퇴로 막았다. 키움은 4회초 1점을 만회하며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는 듯했다. 그런데 4회말 경기가 두산 쪽으로 기울었다. 한현희가 2사 후 연속 출루를 허용하면서 무려 5점을 허용했다. 

최원태는 이미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었지만, 정작 그가 등판한 시점은 점수가 1-9로 벌어진 2사 1, 2루였다. 승부수로 보기 어려웠다. 

선발투수인 최원태가 예열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었을까. 그렇다고 해도 벤치의 실책을 부정할 수 없다. '연결고리' 불펜 자원을 함께 준비하지 못한 것 역시 벤치의 패착이다. 점수 차가 벌어진 뒤 마치 패전처리처럼 등판한 최원태마저 1⅔이닝 4실점(3자책점)으로 난타당했다. 키움의 가을은 8-16 패배로 허무하게 끝났다. 경기 후반 득점이 더욱 씁쓸할 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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