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프리미어12 당시 캐나다 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한 브록 다익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해 KBO리그 최고의 투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아리엘 미란다(32·두산)는 지난해 대만 리그에서 뛰었다. 미국과 일본 경력이 있는 선수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한 단계 아래로 치는 대만 리그에서 뛴 선수라 우려도 있었던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두산은 좌완으로 시속 150㎞에 육박하는 공을 던지는 미란다의 구위가 KBO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대만에서 뛰기는 했지만 그보다 더 오랜 기간을 상위 리그에서 뛴 경력도 있었다. 그리고 대만 리그에서 온 선수들이 꼭 실패한다는 법도 없었다. 성공 사례가 많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쉐인 유먼이나 앤디 밴헤켄과 같은 선수들은 KBO리그에서도 꽤 장수했다.

미란다는 올해 28경기에서 173⅔이닝을 던지며 14승5패 평균자책점 2.33의 대활약을 펼치며 두산의 선택이 틀리지 않음을 증명했다. 여기에 무려 225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KBO리그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까지 세웠다.

미란다, 그리고 라이언 카펜터(한화)가 좋은 활약을 펼치자 KBO리그 스카우트들의 눈도 대만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관심을 모으는 선수 중 하나는 KBO리그에서도 뛰었던 브록 다익손(27·통이 라이온즈)이다. 

다익손은 올해 대만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하나다. 24경기에 선발로 나가 15승을 따냈고, 평균자책점은 1.89로 리그 2위다. 호세 데폴라(중신 슝디)와 더불어 리그 최정상 투수를 놓고 다투고 있다. 10월에는 4경기에서 세 차례 완투쇼를 펼치는 등 맹활약하며 최근 리그 월간 MVP에도 올랐다.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 월간 MVP다.

다익손은 2019년 SK(현 SSG)와 롯데에서 뛰며 29경기에서 6승10패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했던 경력이 있다. 어린 나이에 성장 가능성이 높고, 장신에서 나오는 각이 큰 공에 기대를 걸었으나 모든 점에서 약간씩 부족했다는 평가다. 결국 SK가 헨리 소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웨이버 공시됐고, 롯데에 입단했으나 재계약까지는 가지 못했다.

다익손에 대한 KBO리그 구단들의 평가는 다소 상반되는 편. 일단 최상위 영입 후보로 보는 시각은 별로 없다. 다만 현재 외국인 선수 시장 풀이 넓지 않다는 점에서 다크호스로 보는 시각이 있다. 한 에이전트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선수들을 풀어주지 않는다. 예년보다 미국에서 투수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대세다. 분명 올해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면서 다익손과 대만 리그 투수들이 하나의 세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한국에서 한 차례 뛰었고, 당시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요소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다. 한 번 실패한 투수를 다시 영입하기에는 위험부담이 있다는 것. 한 관계자는 “일단 미국과 일본에서 먼저 찾아보고, 그 다음 순번이 될 수는 있다. 대만 리그의 계약 조건도 꽤 좋아진 것도 변수다. 대개 구단들은 새로운 선수를 우선 순위에 둔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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