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조롭게 재활에 매진하고 있는 박종훈(왼쪽)과 문승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는 10월 30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t와 시즌 최종전에서 패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6위 키움에 반 경기 앞서 있었지만, 마지막 날 운명이 뒤바뀌었다.

이런 SSG의 탈락은 관중석에서 안타깝게 지켜본 건 팬들뿐만이 아니었다. 나란히 팔꿈치 수술을 받고 전열에서 이탈한 문승원(32)과 박종훈(30)도 관중석에 있었다. 두 선수는 SSG 선발 로테이션의 핵심이자, 리그에서도 최정상급 토종 선발 자원으로 인정받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부상으로 일찌감치 낙마했고, 팀에 도움이 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재활을 하는 중에도 짬을 내 경기장에 들린 두 선수는 간절히 팀의 승리를 염원했다. 그러나 팀은 경기 중반 힘 싸움에서 패했고, 결국 기적과 같은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숙소 복귀 시간 탓에 끝까지 경기를 지켜보지 못한 두 선수도 아쉬움과 울분을 삼켰다. 역설적으로 SSG는 그래서 희망을 본다.

두 선수는 비슷한 시점에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현재도 아예 똑같은 프로그램과 일정으로 재활을 진행하고 있다. 10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수술을 받은 팔꿈치 상태에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아주 조심스럽게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는데, 두 선수 모두 지금까지는 이전 단계로 후퇴하는 일 없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성실하게 재활을 소화 중이다. 두 선수 모두 팀의 2군 시설인 강화SSG퓨처스필드에 일찌감치 입소했다. 강화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재활에 매달리고 있다. 항상 훈련 벌레들로 유명했던 선수들인 만큼 재활도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 두 선수가 워낙 일찍부터 일어나 훈련을 하는 통에 어린 후배들의 기상 시간까지 덩달아 당겨졌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다. 후배들에게는 아낌없는 조언도 한다. 모범이 되는 선수들이다.

무엇보다 팀에 대한 미안함이 크다. 김원형 감독 체제로 새롭게 개편하고, 최주환 김상수 추신수를 차례로 영입하며 올해 스퍼트를 다짐했던 팀이다. 두 선수도 이런 팀 분위기를 너무 잘 안다. 그런 와중에 자신들이 빠졌고, 그 공백을 동료들이 메우려고 악전고투하는 모습에 고개를 숙였다. 그래서 허투루 보낼 시간이 없다. 휴식기도 없다. 이미 내년 5월까지 재활 일정이 모두 나와 있다. 

두 선수가 이탈했을 때 SSG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떨어지는 듯 보였다. 건강하다면 10승을 보장할 수 있는 투수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두 선수의 이탈 공백이 너무 길고 커 보였기 때문이다. 최소 200이닝 이상이 날아갔다고 봐야 했다. 그것도 그냥 200이닝이 아니라, 정상급 투구가 이어지는 질 좋은 200이닝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SSG는 대체 선발들이 가능성을 내비치며 악전고투했고, 팀 OPS(출루율+장타율)에서 1위에 오르며 마지막 최종전까지 버텼다. 여기에 6월 이후 두 선수가 본격적으로 가세하면 선발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된다. 최종전의 탈락을 관중석에서 지켜봤던 두 선수가, 내년 이맘때에는 궁극적으로 원하는 성과와 함께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