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이영하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이제는 마음의 빚을 청산해도 되지 않을까. 두산 베어스 이영하(24)가 무려 66구를 던지며 기적을 이끌었다. 

이영하는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 1-1로 맞선 2회말 2번째 투수로 나서 4이닝 66구 2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두산은 10-3으로 대승하며 시리즈 2승1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2위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 1차전은 9일 대구에서 열린다. 

이영하는 올해 선발로 11경기, 1승5패, 45이닝, 평균자책점 9.80으로 부진하고 불펜으로 전환한 뒤 숨통이 트였다. 불펜으로 24경기에 나서 4승, 2홀드, 1세이브, 33⅔이닝, 평균자책점 1.60으로 맹활약했다. 그래도 이영하는 "팀에 갚아야 할 빚이 많이 남았다"며 가을까지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기 전부터 이영하 투입 시기를 두고 고민했다. 선발 경험이 부족한 김민규가 가을 무대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계산이 되지 않았다. 실제로 김민규는 1이닝 1실점에 그친 뒤 강판됐다.

이영하는 지난 5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 나선 상태였다. 정규시즌 막바지에도 선발이 일찍 무너졌을 때 1이닝 이상을 책임지며 필승조로 연결하는 임무를 맡아 지쳐 있을 가능성이 컸다. 김 감독은 "이영하가 베스트로 좋은 상태는 아니지만, (김)민규를 길게 보진 않는다. 1~2회가 중요할 것 같다. 그 정도만 넘어가면 3회부터는 준비시킬 생각"이라고 했다. 

이영하는 예상보다 일찍 마운드에 섰다. 1회초 페르난데스의 적시타로 1-0 선취점을 뽑은 가운데 1회말 김민규가 1-1 동점을 허용하자 김 감독이 한 박자 일찍 승부수를 던졌다.

이영하는 최고 구속 152km에 이르는 직구(37개)에 슬라이더(21개)를 적극적으로 섞어 LG 타자들을 제압해 나갔다. 이영하가 철저하게 LG의 흐름을 끊는 사이 타선이 3회초 2점, 4회초 1점, 5회초 6점을 뽑으면서 이영하의 부담을 덜어줬다. 

10-1까지 달아난 뒤에도 이영하는 5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앞서 3이닝 동안 공 52개를 던진 상태였다. 9점차에도 김 감독은 이영하가 한 이닝을 더 끌게 한 뒤 남은 4이닝을 필승조를 붙여 틀어막으려 했다. 이영하는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고, 6회부터 홍건희(2이닝 1실점)-이현승(1이닝)-김강률(1이닝 1실점)이 이어 던지며 승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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