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은 NC 나성범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2년 프리에이전트(FA) 시장 최대어로 손꼽히는 나성범(32)이 조만간 선택의 기로와 마주할 전망이다. 미국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는 제도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KBO는 “지난 3일(수)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부터 NC다이노스 나성범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을 받고, 어제(4일) 해당 선수는 NC다이노스 구단 소속 선수임을 통보하였다”고 5일 공식 발표했다. 

신분조회 요청은 해외 구단들이 KBO리그 소속 선수를 영입할 때 신분상 걸림돌이 없는지 확인을 거치는 필수 절차다. 즉, MLB 구단 중 최소 1개 구단이 나성범 영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일찌감치 그 사전 절차를 거쳤다고 풀이할 수 있다. 

나성범은 2020년 시즌이 끝난 뒤에도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한 MLB 진출을 타진했었다. 다만 당시에는 좋은 성과를 얻지 못했다. 나성범은 2019년 시즌 초반 치명적인 무릎 부상을 당했고, 지난해에는 수비적인 활용이 제한됐다. 아무래도 MLB 구단 또한 무릎을 신중하게 살필 수밖에 없었다. 결국 나성범은 해외 진출 뜻을 접고 2021년을 NC 소속으로 뛰었다.

나성범은 대졸 선수고, FA 자격일수 8년(현행 제도상 대졸 8년·고졸 9년)을 채워 올해 FA 시장에 나간다. 그러나 ‘해외 진출’에 있어 완전히 자유로운 FA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9년을 뛰어야 한다. 그래서 MLB로 가려면 포스팅시스템을 거쳐야 한다. 

문제는 FA 자격 행사와 포스팅 신청이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이다. KBO는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5일 이내에 FA 자격 조건을 갖춘 선수를 공시하며, 해당 선수들은 판단 하에 자격을 신청하거나 유예한다. 그런데 나성범이 FA 자격을 신청하면 그 즉시 소속팀이 사라진다. 즉, 소속팀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 포스팅시스템은 진행이 불가한 것이다.

나성범이 올 시즌 뒤 해외에 나가기 위해서는 FA 자격을 신청하지 않은 상황에서 원 소속팀 NC의 동의를 거쳐 포스팅 절차를 밟아야 한다. 다만 여기서도 당장 내년에 나성범이 필요한 NC가 동의하느냐의 문제가 남아있다.

복잡한 절차를 모두 생략하려면 올해 FA 자격도 신청하지 않고, 포스팅도 신청하지 않으면 된다. 이렇게 되면 나성범은 2022년 시즌이 끝난 뒤 완전한 FA 신분으로 MLB 무대를 타진할 수 있다. 다만 2023년 나성범의 나이는 만 34세가 된다. 지금도 빠른 나이가 아닌 상황에서 그때의 MLB 평가는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이 때문에 현실적으로 MLB 진출보다는 FA 자격을 통한 KBO리그 잔류가 유력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현재 미국 사정도 그렇게 만만치는 않다. MLB 사무국과 노조 사이에 맺은 노사협약(CBA)은 12월 초에 끝나며, 그때까지 새로운 협약을 맺지 못하면 직장폐쇄 절차로 돌입할지 모른다. 협상에 난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FA 시장도 정체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으로는 신분조회가 직접적으로 오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나성범 측도 현지 상황을 면밀하게 체크할 가능성이 높다. 나이도 있는 만큼 승산 없는 모험을 하기는 어려운 까닭이다. NC도 만만치 않은 실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우 측면에서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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