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수고 심준석이 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봉황대기 야탑고와 32강전 등판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목동, 고봉준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고봉준 기자] 복귀까지 많은 고민이 뒤따랐다. 혹시 모를 부상 우려와 장밋빛 미래 사이에서 고민은 또 고민을 낳았다. 6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어렵게 마운드로 돌아온 ‘특급 유망주’ 심준석(17·덕수고 2학년) 이야기다.

심준석은 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9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야탑고와 32강전에서 모처럼 실전 마운드를 밟았다. 13-8로 앞선 8회말 1사 후 등판해 1⅔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23개였고, 직구 최고구속은 153㎞까지 나왔다.

심준석은 지난해 8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150㎞ 중반의 강속구와 낙차 큰 커브로 프로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샀다. 건장한 신체조건(194㎝·98㎏)은 이미 알려진 가운데 1학년답지 않은 빼어난 구위를 뽐내며 고교야구 최대 유망주로 떠올랐다.

그러나 심준석은 올 시즌 초반 악재를 마주했다. 4월 연습경기 도중 팔꿈치 통증을 느꼈다. 뼈나 근육 이상은 아니었지만, 염증 증세로 고생했고 결국 6개월 가까이 실전 등판을 소화하지 못했다.

고민이 뒤따랐다. 졸업반은 아니지만, 주가가 한창 올라간 시점에서 경기를 치르지 못한다면 거취에는 분명 마이너스 요인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고심을 거듭한 심준석은 결국 완전한 휴식을 택했다. 실전 등판을 미루고 재활에만 매진하기로 했다. 덕수고 정윤진 감독 역시 심준석에게 충분한 시간을 부여했다. 당장의 성적을 위해선 심준석이 필요하지만, 선수의 장래를 위해 용단을 내렸다.

그렇게 올 시즌을 덕아웃에서 보낸 심준석은 최근 들어 몸 상태가 나아지면서 다시 공을 잡았다. 가볍게 캐치볼을 소화했고, 지난달 들어선 불펜 투구도 마쳤다. 그리고 이날 야탑고전에서 7개월 만의 실전을 치렀다.

▲ 덕수고 심준석. ⓒ곽혜미 기자
물론 100점짜리 복귀전은 아니었다. 아직은 완벽한 밸런스를 잡지 못하는 눈치였다. 제구 역시 가장 좋을 때와는 차이가 있었다.

희망도 발견했다. 6개월을 쉬었음에도 직구 최고구속이 153㎞까지 찍혔다. 평균구속 역시 150㎞ 가까이 나왔다. 전력투구가 아니었음을 감안하면, 구위 자체에는 문제가 없음을 증명한 하루였다.

이날 경기 후 만난 심준석은 “오늘 컨디션은 좋았지만 밸런스가 좋지 못했다. 또, 공은 너무 세게 던지지 않으려고 했고, 구종은 직구 위주로만 구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구도 커브를 던진 지가 오래돼서 슬라이더만 던졌다. 지금은 밸런스를 잡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일단 심준석이 다시 마운드로 돌아오면서 내년 유망주 지형도 역시 더욱 흥미로워졌다. 심준석은 1차지명이 사라진 2023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의 전체 1순위 유력후보로 손꼽힌다. 그러나 향후 활약을 따라서 메이저리그 진출 역시 추진해볼 수 있다.

재활 기간 답답한 마음이 컸다는 17살 유망주는 이제 덕수고의 우승을 위해 다시 뛰겠다는 각오다.

심준석은 “그간 동료들에게 힘이 되지 못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동안 빠진 만큼 노력해 우승을 이끌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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