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 오재일이 가을 무대에서 친정팀 두산 베어스를 처음 만난다. ⓒ 곽혜미 기자
▲ 줄플레이오프 시리즈 MVP 두산 베어스 정수빈은 또 한번의 기적을 기대했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우리 투수들이 (오)재일이 형을 잘 공략해서 막아주면, 우리 팀이 유리하지 않을까요. 만약 또 올라가서 이기면 그때가 진짜 두산의 미러클일 것 같아요."

두산 베어스의 기적을 이끄는 가을 사나이. 중견수 정수빈(31)이 정규시즌 2위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두산은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0-3으로 대승했다. 두산은 시리즈 2승1패로 LG를 제압하며 9일 대구에서 열리는 삼성과 플레이오프 1차전을 성사시켰다.

정수빈은 두산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며 MVP를 차지했다. 13타수 6안타(타율 0.462), 5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3차전에서는 슈퍼 캐치를 2차례나 펼치며 LG를 울렸다. 정수빈은 기자단 투표에서 72표 가운데 56표(77.8%)를 독식하며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정규시즌 4위 두산은 준플레이오프까지 이미 5경기를 치렀다. 외국인 원투펀치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최원준-곽빈-김민규 등 영건 3명으로 새롭게 선발진을 꾸려 버텼다. 필승조 이영하, 홍건희, 이현승, 김강률은 거의 매 경기 투입돼 뒷문을 틀어막았다. 

미란다는 플레이오프까지도 출전이 어렵고, 곽빈은 현재 허리 근육통이 있어 몸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선발투수 1명을 새로 불러올릴까, 불펜 투수를 선발로 돌릴까 고민 중"이라고 했다. 3차전에서 4이닝 66구를 던진 이영하도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는 어렵다. 

푹 쉰 삼성 마운드 상태는 상대적으로 최상이다. 데이비드 뷰캐넌과 마이크 몽고메리, 원태인, 백정현 등 일단 선발 마운드부터 탄탄하다. 타선에는 올해 두산에서 삼성으로 FA 이적한 오재일이 있다. 오재일은 지난해까지 두산의 가을을 이끈 중심 타자였다. 큰 경기에 강한 만큼 경계 대상이다. 

정수빈은 "삼성은 투타 밸런스가 좋은 팀이다. 우리는 체력적으로 힘든 상태라 어떻게 보면 약세다. 단기전이라 누가 더 집중력 있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3차전을 이기면서 집중력은 우리가 우위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오재일을 만나는 상황과 관련해서는 "(오)재일이 형은 큰 경기에 한 방이 있고 잘한다. 우리 투수들이 재일이 형을 잘 공략해서 막아주면 우리 팀에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사실 여기까지 온 것도 기적이지만, 선수들은 기회가 주어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보려 한다. 정수빈은 "사실 LG 투수들이 좋아서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외국인 투수 둘이 빠져서 약세였는데, 정말 여기까지 올라온 것도 잘한 것이고 두산의 기적이다. 정말 고생한 것 같다. 투수들이 고생이 많다. (이)영하, (홍)건희, 선발도 3명으로 하고 있는데 정말 고생이 많다. 만약 또 올라가서 이기면 그때가 진짜 두산의 미러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9년 데뷔 때부터 1군 붙박이었던 정수빈은 왕조 시절 삼성과 가을에 맞붙은 경험이 풍부하다. 정수빈은 "삼성은 어려운 팀이고, 삼성도 분위기를 한번 잡으면 놓지 않고 끝까지 가는 팀이다. 삼성전도 마찬가지로 분위기 싸움"이라며 분위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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