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삼영 감독(왼쪽)-김태형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초짜의 도전이 정말 쉽지 않은 모양이다. 현존 포스트시즌 최강 감독인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을 맞아 줄줄이 넘어지고 있다. 낮은 순위에서 도전하던 초짜도, 높은 순위에서 기다리던 초짜도 쓰러졌다.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은 다를 수 있을까.

두산 베어스가 포스트시즌 최하위 라운드부터 차근차근 사다리를 오르고 있다. 이번 정규 시즌 71승 8무 65패 승률 0.522를 기록하며 김태형 감독 체제에서 가장 낮은 순위와 승률로 주춤하는 듯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백전노장의 지휘 아래 상대 팀들이 쓰러지고 있다.

지난 1일 키움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열렸다. 두산은 4-7로 졌다. 그러나 2일 열린 두 번째 경기에서 16-8 대승을 거두며 키움을 무너뜨렸다. 이어 '우승 후보'로 평가를 받는 LG 트윈스도 잡는 데 성공했다. 지난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1로 이겼고, 5일 2차전에서 3-9로 진 뒤 7일 열린 3차전에서 10-3 대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쓰러진 두 팀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초짜' 사령탑이다. 키움 홍원기 감독과 LG 류지현 감독은 모두 올해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홍원기 감독은 2008년부터 히어로즈 수비 코치와 주루 코치를 하며 여러 차례 포스트시즌을 경험했지만, 감독으로는 처음이었다. 류지현 감독 역시 LG 작전, 주루, 수석 코치를 역임했고, 국가대표 코치로도 활약했지만, 감독으로 맞이한 포스트시즌은 처음이다.

두 초짜 감독와 비교했을 때 김태형 감독의 포스트시즌 경력은 어마어마하다. 2015년 부임했을 때부터 두산은 정규 시즌 3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에 나섰고, 매 시즌 가을야구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우승 3회, 준우승 3회를 기록하고 있다. 두산의 왕조를 이끌고 있는 수장이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총 37경기를 치렀고 24승 13패 승률 0.649를 기록하고 있었다. 올해 키움전 1승 1패, LG전 2승 1패를 더해 27승 15패 승률 0.643를 기록하고 있다. 그보다 감독으로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은 감독은 김응룡, 김성근 감독 정도밖에 없다. 삼성에서 통합 4연패, 정규 시즌 5연패, LG에서 준플레이오프 2차례 진출에 성공한 류중일 감독도 통산 18승 15패 승률 0.545로 경기 수나 승률에서 김태형 감독에 미치지 못한다. 

단기전 최고 승부사로 평가를 받는 김태형 감독에게 또 한명의 초짜 감독이 도전장을 내밀게 된다. 상위 라운드에서 두산을 맞이하는 입장이지만, 경력에서는 도전자나 다름 없다. 지난 시즌 삼성 감독으로 부임해 데뷔 첫 포스트시즌 지휘에 나서는 허 감독이 '단기전 최강자' 김태형 감독과 맞선다.

허 감독은 "두산은 조직력이 좋고 선수들이 7년 동안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노하우가 가장 큰 자산이다. 우리도 그 경험에 상응하는 준비를 해왔다. 화요일(9일)에 모든 것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부상 선수 회복 훈련에 주안점을 뒀다. 마지막 3일 동안 실전 감각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춰 훈련을 진행했다. 단기전은 흐름을 빼앗기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흐름을 어떻게 유지하느냐, 빼앗아오느냐가 가장 큰 싸움이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다운 야구, 우리 다운 야구를 해야 한다. 준비했던 과정들을 실전에서 충실히 실행할 수 있어야 좋은 경기를 치를 수 있다"며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필승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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