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하며 시리즈 MVP까지 수상한 정수빈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결국 승부처가 어딘지 알고, 언제 힘을 쏟아 부어야 하는지 너무 잘 아는 두산 타자들이 ‘업셋’의 발판을 놨다. 이 기세의 칼 끝은 이제 삼성에 향한다. 삼성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두산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0-3으로 이기고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했다. 1·3차전에서 이긴 두산은 정규시즌 3위 LG 대신 삼성이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로 무대로 진출했다. 만약 여기서도 승리한다면 전무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대업을 써내려갈 수 있다.

투수 총력전과 적절한 교체로 마운드가 버텼고, 승부처에서 타자들이 힘을 냈다. 특히 선두타자로 나선 정수빈과 2번 타자로 나선 페르난데스가 6안타 8타점을 합작하며 팀을 이끌었다. 페르난데스는 결승 투런포를 터뜨렸고, 정수빈은 5회 전세를 장악하는 3타점 싹쓸이 적시타를 치며 대활약했다. 여기에 3번 박건우까지 3안타로 뒤를 받치며 두산 상위타선이 절정의 공격력을 뽐냈다.

KBO 공식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포스트시즌 역사에서 선발 1~3번 타자가 모두 3안타 이상을 기록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2001년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현대 전준호 박종호 박재홍이 처음으로 이 기록을 달성했고, 2008년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삼성 박한이 박석민 양준혁이 두 번째 트리오로 이름을 올렸다. 40년 가을야구 역사에서 보기 드물었던 기록임에는 분명하다.

두산은 키움과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도 타선이 터지며 그 좋은 분위기를 준플레이오프까지 끌고 왔다. 이번에도 3차전에서 대승하며 이 기세를 플레이오프로 이어 갈 수 있게 됐다. 삼성으로서는 플레이오프에서도 1~3번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은 이 세 타자를 봉쇄하는 게 관건으로 떠올랐다. 세 명의 기를 살려주면 두산은 무섭게 사자의 뒷덜미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

세 선수 모두 삼성을 상대로 잘했던 선수라는 점에서도 위협을 느낄 만하다. 박건우는 올해 삼성과 13경기에서 타율 0.367, OPS(출루율+장타율) 0.966의 맹활약을 펼쳤다. 페르난데스는 16경기에서 타율 0.310으로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선보였고, 올해 정규시즌에서 부진했던 정수빈 또한 유독 삼성을 상대로는 좋은 타율(.314)을 기록한 바 있다.

세 선수를 막지 못하면 4번 김재환으로 찬스가 연결되는데, 삼성으로서는 반드시 경계해야 할 길목이다. 김재환은 올해 삼성을 상대로 15경기에서 타율 0.383, 4홈런, 11타점, OPS 1.253으로 아주 강했다. 5번으로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 양석환 또한 삼성전 15경기에서 타율 0.302, OPS 1.056으로 자신의 시즌 평균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뒀다. 두산 상위타선 트리오를 막지 못하면 삼성도 시리즈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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