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과 거리가 먼 비운의 스타가 될 위기인 마이크 트라웃(왼쪽)과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에인절스는 올해도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했다. 근래 부진으로 어느덧 ‘만년 약체’라는 달갑지 않은 이미지도 생기고 있다. ‘승부사’ 조 매든 감독까지 영입했지만, 77승85패(.475)의 성적으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에 머물렀다.

에인절스에 모든 것을 바친 ‘최고의 선수’ 마이크 트라웃도 포스트시즌 출전은 단 한 시즌(3경기)뿐이다. 올해 ‘투타 겸업’의 새 역사를 쓴 오타니 쇼헤이는 입단 이후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오타니도 시즌 막판 팀이 이기지 못하는 것에 대해 좌절감을 토로한 바 있다. 선수들도 사람이다. 지는 팀에 있고 싶지는 않다. 우승을 원한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더 스코어’도 8일(한국시간) 시즌 결산을 통해 에인절스를 꼬집었다. ‘더 스코어’는 “에인절스는 틀림없는 최고의 선수(마이크 트라웃)뿐만 아니라, 역대 최고의 투타 겸업 시즌을 보낸 오타니 쇼헤이까지 낭비했다”고 비난했다. 트라웃과 오타니라는 두 명의 스타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부터는 성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이 강해진다.

올해 에인절스는 트라웃과 앤서니 렌던이라는 팀 내 최고 연봉자 두 명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두 선수는 내년 정상적인 스프링트레이닝 합류가 가능하다. 결국 마운드 보강이 키다. 에인절스는 올해 가능성을 보여준 몇몇 선발투수들이 있기는 하지만 확실한 에이스감이 부족하다. 오타니는 투타 겸업을 하는 선수다. 그에게 에이스까지 기대하기는 너무 가혹하다.

선발 보강 기회는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패싱’했다. 2019-2020 오프시즌은 유독 좋은 선발투수들이 많았다. 최대어인 게릿 콜(뉴욕 양키스)과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를 놓친 건 그렇다 치더라도, 류현진(토론토)이나 잭 휠러(필라델피아)와 같이 재정적으로 충분히 도전할 만한 선수들도 그냥 지나쳤다. 대신 렌던에게 7년 2억4500만 달러를 줬다.

렌던은 분명히 좋은 선수다. 그러나 에인절스의 추후 성적에서 3루수보다는 선발투수가 더 급했다는 것이 잘 드러났다. 그럼에도 이런 기조는 2020-2021 오프시즌에서도 이어졌다. 유의미한 선발 보강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맥스 슈어저, 로비 레이, 케빈 가우스먼 등 팀 선발진에 획기적인 힘을 더할 선수들이 더러 있다. 에인절스가 현 40인 로스터의 선수들에게 내년 지급해야 할 기본 연봉은 약 1억2000만 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오타니의 연장 계약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선발투수에 돈을 쓸 기회는 올해가 마지막일 수 있다. 트라웃과 오타니의 재능을 낭비하지 않는 2022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