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과 두산의 중심타선을 책임지고 있는 강민호(왼쪽)와 김재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6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많은 것이 변했다. 운명의 그 날 이후 가을야구에서 다시 만난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엔트리를 살펴보면 세월의 흐름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두산과 삼성은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서 각각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를 꺾은 두산. 올 시즌을 2위로 마치고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낸 삼성 모두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목표 아래 3전2선승제의 맞대결을 벌인다.

2000년대 들어서 삼성과 두산은 가을야구의 패권을 놓고 끊임없이 으르렁거렸다. 삼성은 화끈한 투자와 지원 그리고 탄탄한 투수력으로 왕조를 건설했고, 두산은 김인식 그리고 김경문 감독으로 이어지는 믿음의 야구와 육성 기조를 앞세워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이 됐다.

경쟁 구도는 2010년대 들면서 더욱 치열해졌다. 삼성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는데, 공교롭게도 중요한 길목에서 승리를 거둔 상대가 두산이었다. 2010년 플레이오프와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잡으며 계속해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영원한 강자는 없었다. 2015년 한국시리즈를 기점으로 삼성과 두산은 전혀 다른 운명을 맞게 된다. 당시 삼성을 4승1패로 꺾고 정상을 차지한 두산은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뤘다. 반대로 삼성은 2015년을 끝으로 왕조의 영광을 뒤로하고 하위권으로 처지면서 가을야구를 TV로만 지켜봐야 했다.

이 한국시리즈 이후 삼성과 두산 모두 많은 변화를 겪었다. 먼저 삼성. 일단 사령탑이 두 차례 바뀌었다. 류중일 감독이 이듬해 물러났고, 김한수 감독이 2017부터 3년간 지휘봉을 잡았다. 그리고 지난해 허삼영 감독이 부임해 현재까지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선수단 구성도 많이 바뀌었다. 당시 베테랑으로서 활약했던 이승엽과 박한이, 권오준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모두 은퇴했다. 채태인, 장원삼 등 왕조를 건설했던 주역들 역시 삼성을 떠나 현역 유니폼을 벗었다. 또, 최형우와 이지영은 다른 곳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두산도 변화를 피할 수 없었다. 사령탑은 김태형 감독이 그대로 맡고 있지만, 삼성과 달리 FA 외부 유출이 많았다. 김현수와 민병헌, 양의지, 최주환, 오재일 등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이 모두 FA 시장을 통해 이적했다.

▲ 두산 정수빈(오른쪽)이 2015년 10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삼성 2루수 야마이코 나바로(가운데)의 수비를 피해 2루를 노리고 있다. 왼쪽은 삼성 유격수 김상수. ⓒ스포티비뉴스DB
물론 6년 사이 새 얼굴들도 많이 등장했다. 특히 양쪽 모두 타선에서의 변화가 컸다.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 최형우와 박석민, 이승엽, 야마이코 나바로가 중심타선을 구축했던 삼성은 현재 강민호와 오재일, 호세 피렐라 등으로 진용을 새로 꾸렸다. 6년 전에는 없던 FA 영입 선수들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반대로 두산은 2015년 이후 주전으로 떠오른 김재환과 올 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양석환이 중심타선의 핵을 맡고 있다.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페넌트레이스에서 48경기만을 뛰었던 김재환은 이듬해부터 주축 외야수로 성장해 두산의 고공행진을 이끌고 있다. 또, LG에서 덕아웃을 옮긴 양석환도 빼어난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두산과 삼성의 마지막 가을야구 맞대결은 2015년 10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이었다. 6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2021년 11월 9일. 그간 많은 것이 바뀐 두산과 삼성은 올가을 어떤 이야기를 써내려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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