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배영수처럼…두산 왕조 '좌완 에이스'가 돌아온다
작성일: 2021.11.08 22:17
김민경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URL복사

2019년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고 한국시리즈를 준비할 때였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눈에는 누구보다 열심히 몸을 만들며 등판을 준비하는 베테랑 배영수(40, 현 두산 불펜 코치)가 눈에 들어왔다. 김 감독은 농담 반, 진심 반으로 "나갈 일 별로 없을 것 같은데"라고 한마디를 툭 던졌는데, 배영수는 "아닙니다, 한 번은 나갈 텐데요"라고 너스레를 떨며 어쩌면 선수 생활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우승을 위해 땀을 흘렸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내내 키움 히어로즈와 접전을 펼쳤고, 김 감독의 말처럼 배영수가 나갈 만한 상황은 잘 오지 않았다. 두산이 시리즈 3승으로 앞선 가운데 맞이한 4차전. 11-9로 앞선 연장 10회말 기적처럼 배영수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김 감독은 이용찬으로 경기를 끝낼 계획이었는데, 마운드를 두 번 방문하는 실수를 저지르면서 불가피하게 투수를 바꿔야 했다. 위기에 찾은 가장 믿음직한 카드는 배영수였다. 배영수는 ⅔이닝 무실점 호투로 경기를 끝내며 헹가래 투수가 됐다.
배영수는 삼성 라이온즈의 왕조 시절을 함께한 에이스였다. 2001년, 2002년, 2004년, 2005년, 2006년, 2010년~2014년까지 모두 10차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 7번 우승 반지를 꼈다. 커리어 내내 화려하기만 하진 않았다. 2015년 한화 이글스로 FA 이적했다가 2018년 시즌 뒤 베테랑이란 이유로 방출되는 아픔도 있었다. 김 감독은 그런 배영수에게 손을 내밀었고, 배영수는 기승전결이 완벽한 드라마를 쓰며 홀가분하게 유니폼을 벗었다.
2019년 배영수를 떠올리게 하는 투수가 있다. 두산 좌완 장원준(36)이다. 장원준은 2014년 시즌을 마치고 두산과 4년 84억원 FA 계약을 맺었다. 2015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의 부임 선물이었다. 장원준은 이적 첫해부터 좌완 에이스로 자리 잡으며 황금기의 문을 열었다.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동안 줄줄이 FA가 유출돼도 불평 없이 "구단에서 장원준을 영입해 줬다"고 답했다. 그만큼 김 감독의 두산에 큰 지분을 차지한 투수가 장원준이었다.
하지만 장원준은 2018년 시즌부터 부진의 늪에 빠졌다. 정규시즌, 포스트시즌, 국가대표까지 두산 이적 후 3년 동안 쉬지 않고 던진 여파가 고스란히 나타났다. 허리, 고관절, 무릎 등 온몸이 성하지 않았고,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반등의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지난 8월을 끝으로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지만, 장원준은 퓨처스리그가 끝난 지금까지 착실히 몸을 만들며 기회를 엿봤다. 2군에서는 9월부터 19경기에 등판해 1승2패, 4홀드, 30⅔이닝,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했다.
두산은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키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2승1패, LG와 준플레이오프 2승1패를 기록했다. 외국인 원투펀치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최원준-곽빈-김민규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면서 승기가 잡히면 이영하-홍건희-이현승-김강률 필승조를 투입해 틀어막는 전략으로 여기까지 왔다.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오긴 했는데 험난했다. 미란다는 복귀가 어렵고, 곽빈마저 허리 근육통이 생겼다. 김 감독은 고심 끝에 장원준을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장원준으로선 정말 놓칠 수 없는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장원준에게 4년 전의 구위를 바라진 않을 것이다. 베테랑으로서 이미 많이 지친 후배들을 다독이고 부담을 덜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좋은 결과까지 내면 더할 나위 없다.
2019년 시즌 뒤 은퇴를 선언한 배영수는 "이제 더는 미련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장원준도 미련 없이, 후회 없이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고 내려올 수 있을까.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민경 기자 kmk@spotvnews.co.kr
관련 추천 기사
야구 관련 기사
-
롯데 160km 파이어볼러, 엔트리 확대되면 볼 수 있을까? 다만 확실한 조건이 달렸다 "잘 해야지"
2026-08-20
-
미국도 “김도영 지켜보는 것만으로 기쁨” 극찬… 쳤다 하면 MLB급 홈런, 비결은 무엇인가
2026-08-20
-
충격의 1이닝 13실점→끝내기 폭투…유망주 육성, 성적 다 포기했나? 도대체 키움의 목표는 뭘까
2026-08-20
-
방출 운명 뻔한데, 보스 이렇게 진심이었을 줄이야…첫 승+물세례에 "너무 좋다, 엄청 좋다"
2026-08-20
-
한화가 돈을 500억 이상 질렀는데, 이게 타선 현주소인가… 치명적 5연패, 멀어지는 5강
2026-08-20
-
삼성 4홈런 20안타 18득점 대폭발!+보스 12K 첫 승 달성!…SSG 완파→1위 KT와 승차 없앴다 [대구 게임노트]
2026-08-19
추천 콘텐츠
-
‘충격 오피셜’ 세계랭킹 13위 ‘코카인 마약 양성 반응’…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 “큰 실수, 전적으로 내 책임” 테니스계 발칵
2026-08-20
-
"2000만 달러 가장 잘못 쓴 사례" 145년 전 선수와 비교라니, 김하성 기록 어떻길래…그래도 희망 있다, 가을야구에서 뒤집는다면+경쟁자도 부진
2026-08-20
-
[오피셜] '대충격' 현역 선수가 마약 적발이라니, '윔블던 준우승 스타' 코카인 양성 반응…"엄청난 실수, 모든 책임 지겠다" 선수 생활 최대 위기
2026-08-20
-
[SPO 현장] 조성환 감독 “스탠드에서 바라본 선수들, 오늘 경기보고 많이 느꼈으면”…A팀에 쓴소리 작심발언 쓴소리일까
2026-08-19
-
[SPO 현장] 코리아컵 8강 진출하고 팬들께 “죄송하다…” 이영민 감독이 고개 숙인 이유는?
2026-08-19
-
'걸그룹 비주얼' 더 빛난다…日 배드민턴 천년돌, 2주 연속 우승하더니 세계선수권까지 → 첫판부터 32분 만에 완승
2026-08-19
많이 본 기사
-
前 KIA 위즈덤 미쳤다, 이러다 21세기 기록까지 깨나… 전광판 직격 초대형 홈런, 맞으면 넘어간다
2026-08-10
-
한국 아이돌 비주얼, 한국 잡는 실력까지…日 배드민턴 초미녀, 코리아마스터즈서 韓 혼합복식 제압 → 2주 연속 우승
2026-08-10
-
안세영에게 '세계선수권 5회 메달리스트' 온다…"17년 만에 안방 개최인데 우승길 험난" 인도 언론은 한숨→홈 이점+시드 호재 얻은 'WC 강자'와 준결승 빅뱅 가능성
2026-08-10
-
문동주 걱정에 울었던 왕옌청, 10승 후 또 MOON 떠올렸다…참 멋진 두 남자의 우정
2026-08-05
-
원태인vs김백산 치열한 진실 공방?…"너 거짓말 좀 하지 마"-"밥 언제 사주실 거예요?"
2026-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