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잠실, 박성윤 기자] 정규 시즌 공동 1위로 타이브레이커까지 만들어 낸 삼성 라이온즈의 단기전은 예상 이상으로 무기력했다. 경험 부족이 여실하게 드러난 3연패다.
지난달 30일 2021년 KBO 리그 정규 시즌이 끝났다. 144경기 동안 삼성은 76승 9무 59패 승률 0.563로 kt 위즈와 함께 정규 시즌 공동 1위를 차지했다. 한국시리즈 직행 팀을 가리기 위해서 31일 타이브레이커가 열렸다. 단판 승부로 정규 시즌 1위를 가리는 경기. 삼성 단기전 3연패의 시작점이다.
삼성은 이틀 쉰 kt 위즈 외국인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를 상대했다. 쿠에바스는 삼성 천적으로 불리는 투수지만, 이틀 쉬고 선발 등판하는 변수가 있었다. kt 이강철 감독도 초반에 기선 제압용 투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쿠에바스가 괴력 투구를 펼쳤고, 초반 기선 제압을 넘어 경기를 장악했다. 삼성은 쿠에바스에게 7이닝 무실점을 헌납했고 0-1로 무릎을 꿇었다.
희망은 있었다.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대진이 완성됐을 때 삼성은 더 미소를 보일 수 있었다. 상대가 지칠 대로 지친 두산 베어스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2경기를 치르고 1승 1패를 거뒀다. 이어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 1패를 기록했다. 외국인 선발투수 아리엘 미란다, 워커 로켓을 모두 다 못 쓰는 상황에서 선발투수 최원준, 곽빈, 김민규, 구원투수 이영하, 홍건희, 김강률 등의 헌신으로 버티며 플레이오프에 오른 팀이다.
지칠 대로 지친 팀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달랐다. 김태형 감독의 연이은 강수에 삼성은 움츠러들었다. 삼성은 계획대로 경기를 풀려고 했지만, 단기전은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1차전에서 1점 차로 추격하는 상황에서 잘 던지고 있던 우규민을 내리고 오승환을 기용했다. 오승환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경기를 뒤집어보자는 메시지였겠지만,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아웃카운트 1개를 잡지 못하고 오승환은 추가로 2실점하며 팀 역전승을 돕지 못했다.
타선의 집중력도 보이지 않았다. 1사 만루 기회를 두 번이나 만드는 등, 득점 기회는 여러 차례 만들었으나, 점수로 연결되지 않았다. 클러치 상황에 등장한 중심 타자들이 무기력했다. 1사 만루는 병살타 또는 2연속 범타로 무득점에 그쳤다.
▲ 삼성 라이온즈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곽혜미 기자
2차전에서도 흐름은 나아지지 않았다. 선발투수 백정현-원태인-최채흥이 모두 마운드에 올랐다. 단기전 승부수였다. 그러나 통하지 않았다. 백정현과 원태인, 최채흥 실점하지 않은 투수가 없었다. 1실점이 패배로 직결되는 단기전에서 백정현-원태인 10승 듀오와 2020년 국내 선발투수 평균자책점 1위였던 최채흥의 연이은 투입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
타선에서도 여전히 빈타가 이어졌다. 2차전 패배 후 허삼영 감독은 "득점권에서 찬스를 무산시키면서 경기 흐름이 쳐졌다. 기대했던 고참, 베테랑들이 충분히 자기 스윙을 못했다. 책임감이 가중됐다는 생각이 든다"며 플레이오프 2경기 빈타 과정을 돌아봤다.
"긴장이 되지 않는다"고 인터뷰를 여러 선수가 했지만, 정규 시즌 때 보이지 않는 조급한 스윙, 보이지 않는 수비 실책성 플레이 등이 나왔다. 중압감이 있었는데, 경험이 많은 두산과는 확실히 달랐다. 정규시즌과 다름없는 여유 있는 경기력이 나왔다. 단기전 특성을 잘 아는 김태형 감독의 과감한 승부수는 대부분 적중했다. 반대로 허삼영 감독의 계획된 승부수는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엇나갔고,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까지 갔다.
타이브레이커를 만든 지난달 30일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서 삼성의 시즌은 끝났다. 정규 시즌 2위 팀에 어울리지 않는 퇴장이다. 포스트시즌에서 성과를 남기지는 못한 채 '큰 무대 경험'만을 안고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선 무대에 비해 보여준 게 많이 없었다. 대가가 꽤 비쌌다고 볼 수 있다.
허 감독은 "올해의 경기가 내년 밑거름이 된다. 이런 경험 하나하나가 만들어져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강한 팀을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지를 어느 정도 알림을 준 것 같다. 선수들이 회복하고 내년을 위해 달려야 하는 시기가 왔다. 비시즌 때 체계적이고 디테일한 준비 과정을 절실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내년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