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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21년 10월 30일의 악몽… 김건우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작성일: 2021.11.11 14:27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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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 마운드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김건우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강화, 김태우 기자] SSG는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걸린 정규시즌 144번째 경기, 10월 30일 인천 kt전에 선발로 좌완 신인 김건우(19)를 올렸다. 쓸 선발투수가 마땅치 않았던 SSG는 일단 김건우의 구위에 희망을 걸고 있었다.

그만큼 팀 코칭스태프에 나름 보여준 게 있었다. 경험은 부족하지만 좌완으로 평균 140㎞ 중반의 빠른 공을 던졌다. 힘이 있었다. 여기에 성품도 크게 긴장할 스타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SSG는 김건우가 1~2이닝만 잘 막아주면 그 다음 투수를 총동원해 승리를 노린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뜻대로 잘 풀리지는 않았다.

선두 조용호에게 안타를 맞았고 황재균 강백호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공이 스트라이크 존에 잘 들어가지 않았다. 제구가 잘 되지 않는 것을 간파한 kt 타자들은 신중하게 공을 보며 김건우를 괴롭혔다. 결과적으로 신인 투수에게는 무거운 짐이었다. 장지훈이 김건우를 구원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으나 2점을 허용했고, 결국 SSG는 이날 경기에서 지며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팀의 강화 마무리캠프에 참가 중인 김건우는 그날 경기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타이트한 상황, 마지막 중요한 경기였는데 첫 번째 투수로 써준 것을 정말 감사드린다. 돈 주고 못 살 경험을 했다. 나에게는 감사한 일이었다”면서도 “팀한테는 너무 미안했다. 너무 중요한 경기였으니… 그게 아쉬웠다. 내려오면서 팀만 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데뷔전이랑 마지막 경기까지 긴장되는 건 다 똑같았다”고 털어놓은 김건우는 “항상 잘하자는 마음을 감추고 있었는데 마지막 경기에서는 팀에 피해를 주지 말자고 결과를 생각하니 과정이 안 좋았다. 내려올 때는 머리가 하얗더라”고 인정했다. 김건우는 “팀에는 정말 죄송했다. 형들은 ‘네가 미안해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마운드에서는 나이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역설적으로 그 악몽은 김건우의 야구 인생에 큰 도움이 될지 모른다. 경기를 치르면서 반성을 많이 했고, 앞으로 더 잘하겠다는 동기부여도 됐다. 김건우는 “내 경력에도, 인생에도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야구를 오래해서 돌아볼 때도 그 경기(10월 30일 최종전)가 계기가 됐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손해보다는 것보다는 득이 엄청 많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내년에는 더 각성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제물포고를 졸업하고 2021년 1차 지명을 받은 김건우는 나쁘지 않은 출발을 알렸다. 시즌 초반에는 밸런스가 다소 흔들려 어려움을 겪었지만, 차분하게 수정해나갔다. 김건우는 “밸런스부터 찾아가며 경기는 나가는, 그런 방향에 나갔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1~2달로 끝나는 게 아니라 3~4달 걸렸던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중반부터 나아지기 시작했고, 막판에는 1군 명단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성장했다. 김건우는 “1군에서 11이닝을 던졌는데 너무 만족한다”고 활짝 웃으면서 “타자와 싸우려면 무조건 들어가야 한다. 타자 배트와 공이 만나서 이기는 방법을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다. 맞아도 이길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내년 캠프에서 김건우에게도 선발 경쟁 기회를 준다는 심산이다. 최대한 많은 자원을 수집해야 하는데, 좌완에 공이 빠르다는 장점에 주목한다. 설사 선발로 자리를 잡지 못해도, 불펜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현재 좌완 불펜투수 중 김택형과 더불어 가장 빠른 공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건우도 패기를 앞세워 도전할 생각이다. 그는 “선배님들은 재활하고 계시고, 나는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데 항상 도전이나 준비 자세는 누구나 다 똑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경험에서는 부족하더라도 어린 나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한 번 붙어보겠다”고 강조하면서 “올해는 짧게 나왔기 때문에 직구 위주로 던졌고 커브를 많이 안 썼다. 내년에는 길게 던진다고 하면 커브를 더 완벽하게 해보고 싶다”고 과제를 짚었다. 

훗날 김건우가 대투수로 성장한다면, 후배들에게 조언하며 2021년 10월 30일을 다르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올 수도 있다. 팀에 미안함을 가지고 있는 김건우는 그래서 그 경험을 허투루 낭비할 생각이 없다. 2022년 본격적인 발진을 알릴 당당한 패기에 SSG의 기대치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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