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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고 아낀 ‘조커’ 고영표도 1⅔이닝만…kt 불펜, 두껍고 단단하다

작성일: 2021.11.16 10:17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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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고영표가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8회초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고척돔,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고봉준 기자]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묘수 하나를 공개했다. 우완 사이드암 고영표의 불펜 전환이었다.

이 감독은 “최근 한국시리즈에선 선발투수가 5이닝을 넘기는 경우가 거의 없더라. 그래서 고영표의 임무를 바꿨다. 고영표가 키플레이어가 돼야 한다”면서 고영표를 핵심 롱릴리프로 쓰겠다는 복안을 내놓았다.

이는 상대인 두산 베어스를 다분히 의식한 전략이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이번 가을야구에서 이영하와 홍건희를 롱릴리프로 활용해 효과를 봤다. 둘은 위기마다 나와 급한 불을 껐고,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불펜의 짐을 덜어줬다.

이를 지켜본 이 감독 역시 롱릴리프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고, 고심을 거듭하다가 고영표에게 롱릴리프를 맡기기로 했다.

그러면서 모두의 관심은 고영표 투입 시점으로 향했다. 일단 kt가 4-2로 이긴 1차전에선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7⅔이닝을 버티면서 고영표는 나오지 않았다.

다음날인 15일 2차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투입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 등판하면 하루만 쉬고 나올 수 있는 선수가 아닌 만큼 확실한 카드로 써야 한다”고 고민을 이야기했다.

이처럼 이번 한국시리즈의 뜨거운 감자가 된 고영표는 마침내 2차전에서 출격 명령을 받았다. 이날 선발투수 소형준이 6이닝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호투한 뒤 마운드를 밟았다. kt가 6-0으로 크게 앞서던 시점이었다.

7회 선두타자 양석환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시작한 고영표는 박세혁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김인태를 1루수 방면 병살타로 유도해 실점을 막았다. 8회 역시 순조로웠다. 박계범과 허경민을 모두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강승호에게 우전 2루타를 내주자 kt 벤치가 움직였다.

교체였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타석에서 kt 이강철 감독은 좌완투수 조현우를 올렸다. 그리고 조현우는 페르난데스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고영표의 실점이 생겼다.

이 장면을 두고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페르난데스 타석까지 가게 되면 조현우를 올리기 위해 준비시켰다”고 설명했다.

고영표로선 짧은 하루였다. 생애 첫 가을야구를 만끽하기 위해 맡은 1⅔이닝은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갔다.

그러나 kt로선 당연한 과정이었다. 이미 확실한 승기를 잡은 상황이라 다음 경기를 위해 고영표를 아껴놓을 필요가 있었다. 또, 고영표 말고도 이날 불펜진에는 핵심 투수들이 대거 출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현우를 비롯해 주권, 박시영, 이대은 등 언제든 투입이 가능한 투수들이 많았다.

1년 사이 더욱 두껍고 단단해진 kt 불펜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주권만이 핵심 필승로서만 자리를 지켰다면, 올 시즌에는 살림꾼들이 부쩍 늘어났다. 이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상대로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두산 벤치는 이날 경기에서 홍건희 투입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다가 타이밍을 놓친 반면, kt는 여유로운 투수 교체로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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